[프로야구]이승엽 13호 공동선두

  • 입력 2001년 5월 25일 23시 13분


이승엽(자료사진)
이승엽(자료사진)
90년 프로야구에선 2명의 신인선수가 화제를 모았다. SK 김경기(당시 태평양)와 LG 홍현우(당시 해태). 김경기는 사상 처음으로 입단과 동시에 팀의 4번타자에 기용됐다. 이어 19세 고졸 신인 홍현우는 4월 한달 수습기간을 거쳤지만 역시 입단 첫해 최연소 4번타자가 됐고 이후 8년이 흐른 98년에는 두산 김동주가 또 입단 첫해 4번 타자로 활약했다.

어쩌면 올해 사상 네 번째이자 홍현우의 기록과 타이를 이루는 최연소 4번타자의 등장이 기대되고 있다.

올 초 천안북일고를 졸업한 한화 1루수 김태균. 삼성 베테랑 내야수 김태균과 동명이인인 그는 지난해 고교 최고의 타자로 1차지명을 받았던 유망주. 1m84, 88㎏의 단단한 몸매에 계약금으로만 1억6000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그에게도 프로의 벽은 높았다. 같은 포지션인 1루에 장종훈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 4월 한달을 벤치에서 지낸 그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은 5월 들어 장종훈이 잦은 병치레로 경기 후반 쉬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김태균은 한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달 중순 들어 장종훈의 대타로 출전한 4경기에서 4타수 4안타에 홈런 1개를 곁들이며 2타점을 올린 그는 대타 성공률 100%의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고 마침내 24일 LG전에서 장종훈을 제치고 4번타자로 첫 선발출장하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김태균은 첫날 5타수 1안타 1타점에 그쳤지만 25일 현대와의 수원경기에선 1-0으로 앞선 1회 2점홈런을 날리는 등 4타수 3안타 3타점의 맹타로 팀의 12-3 대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김태균은 올시즌 8경기에서 14타수 8안타 6타점에 홈런과 2루타 각 2개를 쳐내는 가공할 장타력(1.143)을 뽐냈다.

대구에선 삼성 이승엽이 해태전에서 1회 시즌 13호 홈런을 날려 하루만에 롯데 호세와 함께 홈런 공동 1위에 복귀했다. 삼성은 5-6으로 뒤진 9회말 진갑용의 2타점 끝내기 적시타로, 3연패의 두산은 사직 롯데전에서 6-7로 뒤진 9회 전상렬의 동점타에 이은 홍성흔의 역전타로 짜릿한 1점차 승리를 거뒀다.

잠실경기 또한 LG가 8회 최동수의 역전 결승타에 힘입어 SK에 4-3으로 승리, 김성근 감독대행 체제 이후 5승4패를 기록. 최동수는 전날 한화전에 이은 2경기 연속 결승타를 날렸다.

<장환수·김상수·김종석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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