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아이에겐 이런 책을]혼자만의 보물을 가진 아이에게

  • 입력 2001년 5월 25일 18시 45분


◆ 보물이 날아갔어 / 모리야마 미야코 글 쓰치다 요시하루 그림 양선하 옮김 / 78쪽 6800원 현암사

“미안하지만, 이것만은 보여줄 수 없어.”(본문18쪽)

아기토끼와 아기여우와 아기곰은 친구예요. 어느날 아기곰이 조그만 상자를 안고 왔어요.

“내 보물이야!”

아기곰은 상자를 살짝 열었어요. 상자속에는 조개껍데기 두 개가 들어있었어요. 하나는 연한 분홍색이고, 또 하나는 검은 색 줄무늬가 있는 흰색이었어요.

(“예쁘다!”)“와! 정말 예쁘다!” “바닷가 모래밭에서 주웠어.”

아기곰이 조심스레 뚜껑을 덮으며 말했어요. 아기곰의 보물을 본 아기토끼는 얼른 집으로 달려가서 자기 보물을 가져왔어요. 나무 열매를 엮어 만든 예쁜 목걸이였지요. 빨강 파랑 노랑 열매가 반짝반짝 빛났어요. 그러나 아기여우는 혼자서만 보물이 없다고 쓸쓸히 고개를 저었어요. 혹시 잃어버릴까봐 친구들에겐 비밀로 하고 있었지만, 사실 아기여우의 보물은 하얀 종이 비행기였어요. 그런데 며칠 전에 혼자 놀다 그만 바람에 날려보내고 말았거든요.

그 다음날 아기곰과 아기토끼가 달려왔어요.

“호도를 따려고 나무를 흔들었는데, 이게 떨어졌어. 혹시…”

아기곰이 내미는 하얀 종이비행기에는 ‘아기여우 이여돌’이라고 또박또박 쓰여 있었어요. 아기여우의 얼굴이 살큼 달아올랐어요. 친구들 보기가 미안했거든요.

“자, 힘껏 날려봐!”

마음을 바꾼 아기여우가 건네준 종이비행기를 아기곰은 멋지게 날렸어요. 더높이, 더멀리. 셋은 나란히 서서 종이 비행기가 사라져가는 먼 하늘을 바라보았어요.

“보물이 날아가네…”

앙증맞고, 따듯하고, 아름다운 동화다. 간결한 묘사와 절제된 대화가 아기여우의 모습을 더욱 생생하게 보여주고, 단순화시킨 그림이 감동을 마무리한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부터 기쁘게 읽을 수 있겠다.

(아침햇살아동문학회) achs003@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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