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곰배령의 맛집, 진귀한 석이버섯-산나물 풍성

  • 입력 2001년 5월 23일 19시 58분


현리를 떠나 진동리로 가는 길. 오른편 가칠봉 아래 산중에는 ‘가리’라 이름 붙은 작고 예쁜 골짜기가 여럿 있다. 적가리, 아침가리, 연가리 등. ‘진동산채家’는 아침가리골이 시작되는 방대천변 길가에 있다. 주 메뉴는 ‘산채비빔밥’(5000원)과 ‘산골정식’(1만원, 1만5000원). 어느 산골에서도 먹을 수 있는 흔한 메뉴라서 맛을 보기 전까지는 모두가 시큰둥하다.

그렇지만 상차림을 보면 표정이 바뀐다. 좀처럼 맛보기 힘든 석이(石耳) 목이(木耳)버섯이 오른 탓이다. 바위에서 자라는 석이버섯은 흙이 많아 다듬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모래하나 씹히지 않도록 깔끔하게 다듬어 낸 최춘지씨(62)의 정성에 상차림은 빛이 난다. 비빔밥 그릇 안에 정갈하게 놓인 산나물은 다섯가지. 얼레지(줄기) 산고사리 참나물 나물치 더덕 등. 얼레지는 곰배령 특산약초(뿌리)로 눈속에서 싹을 틔우는 식물. 걸쭉한 동동주 한 사발을 고추장 찍은 석이버섯을 안주삼아 들이켜면 산골의 풍요가 입안 가득 느껴진다.

산골정식에는 버섯에 산더덕구이 등 20여가지 반찬이, 두메산골정식에는 여기에 버섯전골과 녹두전 등이 추가된다. 요즘은 제철을 맞은 곰취쌈도 맛볼 수 있다. 정식은 미리 주문하면 좋다. 현리에서 시내버스가 하루 6회 왕복운행. 033―463―8484 www.san―gol.co.kr

<인제〓조성하기자>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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