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1년 5월 23일 19시 15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초기만 해도 이웃이 집을 비우면 고스톱 멤버가 안될 정도였지요. 요즘은 양수발전소 공사로 포장구간이 길어진 데다 외부에 많이 알려져 45가구나 됩니다.”
실내 면적 40평 규모의 통나무집에서 네 식구가 민박도 치며 오순도순 살아가는 홍씨. 오지지만 살림살이는 깔끔한 입식부엌에 잘 정돈된 공부방, 컴퓨터에 시사주간지 등 도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신문은 우편배달원을 고생시키는 것 같아 구독하지 않고 대신 인터넷으로 봅니다. 사실 알고 싶은 것도 별로 없지만. TV는 아예 시청하지 않아요.”

집앞 텃밭에 약초씨를 뿌리던 홍씨 옆에서는 생후 한달 쯤 된 강아지 두 마리가 밭에서 뒹굴며 장난을 친다. 지프차 한 대가 먼지를 일으키며 들어오자 홍씨가 반갑게 맞는다. 홍씨 손에 들린 것은 한 움큼의 우편물. 비포장길에 눈까지 많이 내려 이곳에서 집배원도 사륜구동차를 이용한다. 우편물을 보니 도시와 다르지 않다. 아이들 학습지에 주간지. 오지마을이어도 학력수준 만큼은 도시와 다름없는 듯 했다.
연방 시계를 보며 귀경길을 걱정하는 기자를 붙잡고 홍씨ㄴ,ㄴ “딱 두 잔만” 하잔다. 그냥 보낼 수 없다는 것이다. 타박타박한 시골돼지 삼겹살 구이에 페트병에 담긴 소주 한 병. 막 따온 곰취와 참나물에 싸서 된장 발라 한 입에 넣으니 맛이 일품이다. 덕분에 두 잔 약속은 한 병으로 길어졌지만. 시계가 보이지 않는 홍씨집. 해뜨면 일하고 해지면 소주 한 잔 마시고 쉬고. 그렇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산골생활에 시계가 무슨 소용일까.
‘꽃님이네 집(http://myhome.naver.com/sungsil83)’은 홈페이지에 잘 소개돼 있다. 강원 인제군 기린면 진동2리 3반 211/033―463―9508
<인제〓조성하기자>summer@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