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회창상승세 차단 부심…"角세워 정면공세 나서야"

  • 입력 2001년 5월 17일 18시 43분


“현안이 생길 때마다 이회창(李會昌) 총재를 정면으로 공격하면서 각을 세우라. 그래야 당(민주당)을 방어하면서, ‘우리도 사람이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여권의 한 핵심관계자가 최근 민주당 내 대선예비주자들을 은밀히 만나 각자 개인적인 이미지 부각에만 골몰하지 말고 이 총재의 잘못된 부분을 과감하게 지적하면서 스스로 이 총재의 ‘대항마’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내 대선 예비주자들에 대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생각도 비슷하다는 후문이다. 김중권(金重權) 대표가 여러 차례 예비주자들에게 ‘당 중심의 행보’를 강조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이는 또한 대선예비주자들뿐만 아니라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범 여권 차원의 ‘대(對) 이회창 공세’를 예고하는 것으로, 요즘 부쩍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회창 총재 대세론’을 차단하기 위한 전략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한나라당의 국가혁신위 구성과 관련해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는 것도 그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오랫동안 정체상태에 있던 이 총재의 지지율은 2개월여 전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민주당의 김중권 대표,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 노무현(盧武鉉) 상임고문의 지지율은 정체 또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여권을 긴장시키고 있는 것이 사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 대선예비주자들 사이에서는 “현재의 지지율 추이는 대선예비주자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여권 전체의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공생론(共生論)’이 힘을 얻고 있다. 즉 위기의식에 따른 연대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여권 관계자들은 “97년 대선 때 이총재의 지지율이 한때 50%에 육박했으나 결국 한순간에 전세가 뒤집혔다”며 “앞으로도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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