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고쳐보세요]죽은 점포 살리기

  • 입력 2001년 5월 9일 18시 34분


윤병오씨(48)는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의 2층 짜리 주상복합건물에 산다. 2층은 살림집으로 쓰고 1층에 10평 짜리 화원을 만들어 10년 넘게 운영하고 있다.

대학교 앞이라 행인이 많고 주변이 주거지여서 영업 환경은 좋은 편. 그런데 최근 들어 주변에 세련되게 꾸며진 화원이 많아지면서 매출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고민 끝에 리노플러스를 찾았다.

조사 결과 윤씨의 화원은 개업한 이후 한 번도 실내 개보수를 하지 않아 낡아 보이는 게 문제였다. 나무와 화분, 꽃 포장도구 등이 정돈돼 있지 않아 어수선한 분위기.

▽주력 상품을 바꾸라〓윤씨 화원이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주력 상품을 바꿔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동안 윤씨는 주변 주거지에 사는 일반인을 주고객으로 보고 관목과 화분을 주로 팔아 왔다. 하지만 젊은 연인끼리 꽃을 선물로 주고 받는 게 요즘 세태고 대학 앞이라는 입지 여건을 감안할 때 주력 상품을 생화로 바꾸고 관목의 비중을 대폭 낮추는 게 좋을 것으로 분석됐다. 또 화분은 선물용으로 많이 찾는 난(蘭)과 허브, 선인장 등 소형 위주로 바꿔야 할 것으로 평가됐다.

▽이미지를 바꾸라〓10∼30대를 젊은층을 주고객으로 보면 건물 외관은 깨끗하면서 독특한 느낌을 주는 게 좋다.

이를 위해 건물 외벽의 붉은 타일 위에 얇은 화강암 패널을 붙이도록 했다. 또 길에서 실내가 잘 들여다 보이도록 건물 전면부를 대형 전면 유리로 바꾸도록 했다.

가게 앞에는 작은 마당을 두고 아치형 입구와 낮은 담장을 세워 꽃집 느낌을 강조하도록 했다. 마당에는 좁은 가게에 둘 수 없는 화분이나 나무를 두도록 했다.

건물 내부에 수납장을 만들어 화분과 꽃, 포장도구 등을 정리하고 꽃을 포장할 동안 손님이 앉아서 기다릴 수 있는 작은 테이블과 의자를 마련하도록 했다. 이같은 공사에 투입되는 비용은 대략 1400만원 정도다.

▽이벤트를 만들라〓윤씨의 화원은 지역 터줏대감으로 인지도가 높지만 새롭게 변신을 시도한 만큼 달라진 모습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꽃꽂이 강의 등과 같은 고객 참여행사를 벌이도록 했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전문가 한마디 : 매출 급감땐 매장분위기 등 변화줘야▼

주변 환경이 달라지면 그에 맞게 업종과 매출 전략을 바꿔야 한다. 매출이 갑자기 떨어졌다면 업종과 주력 상품이 소비자 특성에 맞는지를 점검하자. 매장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와 상품진열, 조명 역시 적절한 변화가 필요하다.

리노베이션은 매장 인테리어는 물론 경영전략까지 포함한다. 지역환경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주 고객의 특성을 꾸준하게 검토해 적절한 시기에 리노베이션을 하면 상가 운영에서 실패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서 용 식(리노플러스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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