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대입 면접-구술 주로 전공능력 평가

  • 입력 2001년 5월 4일 18시 36분


2002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로 비중이 커진 면접·구술고사가 인성이나 가치관보다 전공과 관련된 지적 능력을 평가하는 ‘말로 치르는 지필고사’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인문계 면접구술고사에서는 고교 교과 과정을 벗어난 문제를 많이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험생들은 이 같은 경향을 참고해 전공과 관련된 기초 지식을 묻는 질문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문계 수험생은 전공과 연관된 시사성 있는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양대 배영찬(裵榮粲)입학관리실장은 4일 숭실대에서 열린 ‘대학입학 면접 및 구술고사 개선방안 공청회’에서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서울의 주요 9개 대학과 경북대 부산대 전남대 등 3개 지방 국립대에서 최근 3년간 출제했던 면접 구술고사 문제를 분석해 발표했다.

▽문제 유형과 출제 빈도〓지난해 전공 적성을 묻는 문제가 61.9%로 가장 비율이 높았으며 이어 문제 해결력(20.2%)―인성(10.4%)―가치관(3.8%)―기타(3.7%) 등의 순이었다.

인성 가치관 문제해결력 등을 묻는 문제의 비율은 점차 낮아지는 추세인 반면 전공 적성 등과 관련된 문제가 99학년도 38%에서 2001학년도에는 61.9%로 2년새 크게 늘었다.

전공 적성 관련 문항 가운데 전공 수행능력과 관련된 지적 능력을 묻는 문항이 99학년도 53.7%에서 2001학년도에는 94.2%로 껑충 뛰었고 같은 기간 학과 선택 동기를 묻는 문항은 26.4%에서 5.2%로, 전공 이해 정도를 묻는 문항은 16.5%에서 0.6%로 역시 크게 줄었다.

배실장은 “수시모집이 확대되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학교생활기록부의 변별력이 낮아지는 추세여서 각 대학이 면접에서 지적 능력을 평가하려는 경향은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교과서 내 출제 비율〓자연계의 경우 고교 교과서 내에서 출제하는 비율이 높았지만 인문계는 교과과정에는 없으나 전공과 관련된 사회 문제를 묻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대의 경우 2001학년도 면접시험에서 교과서 밖에서 출제한 문제의 비율이 인문계는 56.4%, 자연계 20%였다. 특히 인문대와 사회대는 교과서 밖 출제 비율이 각각 75%와 71.4%로 매우 높았다.

▽높은 점수를 받는 비결〓고려대 김승권(金勝權)입학관리실장은 전국 대학 교수 가운데 면접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교수 290명과 입학처장 5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수험생의 특성에 따라 실제 주어야 할 점수보다 더 주거나 덜 주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면접관이 호감을 갖는 수험생은 △쾌활하고 △수상경력이나 봉사경험이 많고 △재치나 유머가 있으며 △상식이 풍부하고 △주장이 강하고 △전공에 대한 관심이 높고 △인사를 잘하는 학생으로 분석됐다.

반면 △발음이 나쁘고(사투리는 상관 없음) △옷차림이 요란하고 △시선을 피하고 △잘난척하고 △장황하게 설명을 늘어놓는 학생은 감점을 당하기 쉬운 것으로 조사됐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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