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NK]평양 자동화 대학, 최고두뇌 뽑아 전자전 장교 육성

  • 입력 2001년 4월 29일 18시 29분


평양시 형제산구역 미림동에 있는 자동화대학(일명 미림대학)은 북한군의 전자전 장교를 양성하는 기관. 86년 세워진 이 학교는 인민무력부 소속으로 교육기간은 5년이다.

주요 교과과정은 지휘자동화, 전자계산기(컴퓨터), 프로그램(프로그래밍), 기술정찰, 전자전 등 5가지다. 이를 토대로 전산과 정보전송, 암호개발 전문가를 매년 100여명씩 키워낸다.

우리 군 당국은 현재 북한군이 한미연합군의 전투기 및 지상비행지휘체계에 일시적 장애를 가할 수 있는 전자전 장비를 갖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물론 여기엔 레이더망 교란과 통신감청, 전파방해도 포함된다.

최근 들어 미국 국방부 컴퓨터에 자주 출몰하는 해커가 이 학교 출신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자동화대학에서 양성된 해킹 전문가 중 60∼100명은 세계 최고수준의 실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언론은 지난달 발생한 샌디어 핵무기부품 연구소 해킹사건의 용의자로 북한, 러시아, 중국을 지목했다. 지난해에는 박태준 당시 국무총리가 자동화대학을 언급하며 “혹시 북한이 우리의 컴퓨터망을 해킹할 우려가 있으니 대비책을 세우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자동화대학 초창기에는 구소련과 협조관계를 맺고 40명의 컴퓨터 전문가를 교수로 초빙했다. 북한은 소련 정찰기의 북한영공 통과와 소련군 위성통신 시설의 평양 설치를 허가해주고 미림대학 및 전자전 부대 설립에 필요한 장비를 지원받았다. 동구권 붕괴 뒤에는 귀국한 유학생들이 교수진에 많이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화대학은 북한군 최고 두뇌들의 집합체로 ‘수재대학’으로도 불린다. 졸업생들은 소위로 임관해 인민군 전산장교로 배치되거나 대학 부설 연구원으로 발탁된다. 이 대학 졸업생들은 각 군부대 자동화부 참모로서 전자전 지휘체계를 수립하고 있으며 지금은 대대급까지 배치돼 있다.

학생 선발은 초기엔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평양기계대학, 평성이과대학 등 이공계 대학의 최우등생들과 평양시와 각 도 제1고등중학교(우리의 외국어고와 과학고를 합친 개념)에서 가장 성적이 우수한 학생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얼마전부터는 각 군부대 사병과 장교를 대상으로 선발시험을 치르고 있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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