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은행 개인신용대출 확대

  • 입력 2001년 4월 25일 18시 25분


은행들이 무보증 신용대출 기준을 크게 완화하고 있어 돈 빌리기가 한결 쉬워질 전망이다.

무보증 신용대출이란 은행이 고객의 직장 월소득 자산 등으로 개인의 ‘신용’을 점수화해 이에 따라 담보나 보증인 없이 돈을 빌려주는 것. 이제까지는 직장이나 월급여 수준 등에 따라 대출 한도와 대상이 상당히 제한됐었다.

조흥은행은 26일부터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에 대한 대출을 확대한다.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에서 자동적으로 대출이 승인되는 단계를 기존의 6등급에서 9등급으로 확대하고 신용등급에 따른 금리차도 8%포인트에서 4%포인트로 낮춰 이자 부담도 덜기로 했다. 이 은행 소비자금융부의 전덕렬 과장은 “불량거래자가 아닌 직장인은 누구라도 CSS로 최저 1000만원 이상 대출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CSS로는 신용대출이 어려운 고객 중 일부를 영업점장이 전결로 500만원까지 신용대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가계금융부 황석환 팀장은 “신용평가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던 고객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도 23일부터 급여이체를 받는 고객의 신용대출 한도를 최고 4000만원으로 올리는 등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최고 1000만원 높였다. 이 같은 ‘급여이체 무보증자동대출’ 대상을 외부감사를 받는 법인의 직원으로 확대 적용했다.

평화은행은 이달 초 개인사업자의 신용대출 상품인 ‘평화상도대출’을 내놓았다. 영업기간이 1년 이상인 개인사업자로 배우자의 서명만 있으면 누구나 1000만원까지 대출 받을 수 있다. 현재 금리는 연 13.75%.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개인신용대출 확대에 대해 “가계대출이 기업대출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일부에선 은행들에 신용대출 확대를 ‘종용한’ 대통령의 최근 발언과 관련이 있다고 보기도 한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국내 시중은행의 신용대출비율이 97년 42.3%에서 2000년 말에는 55.2%로 크게 늘었다”며 “은행들이 신용대출을 무작정 늘릴 경우 몇 년 뒤 은행의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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