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진단]촌지, 파출소에 가장 많았다

  • 입력 2001년 4월 22일 18시 42분


‘뺑소니 택시운전사의 1000만원에서 마을 주민의 고마움을 담은 10만원까지.’

경찰이 받은 촌지를 되돌려 주기 위해 지난해 4월21일 경찰청이 전국 일선 경찰서에 설치한 ‘포돌이 양심방’의 1년 결산이 나왔다.

경찰청은 지난 1년간 ‘포돌이 양심방’에 현금이 827건에 총 1억2421만원이 접수됐다고 22일 밝혔다. 물품은 상품권, 주유권, 양주, 장뇌삼, 화장품세트 등 모두 89건.

접수된 금품을 부서별로 보면 파출소가 482건(52.6%)으로 가장 많고 수사 216건(23.6%), 교통 152건(16.5%), 방범 37건(4%), 기타 29건(3.2%) 등으로 시민접촉 빈도가 잦은 부서일수록 신고를 많이 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금 중에는 경찰관의 결혼식에 한 건설업자가 낸 20만원처럼 통상적인 축의금 액수를 넘은 것도 있지만 고마움의 표시로 건넨 10만원 안팎의 촌지가 대부분이라고 경찰청은 전했다.

전북 완주경찰서 유모 경찰관은 올해 1월12일 멀리 떨어진 농장까지 방범활동을 해줘서 고맙다며 한 주민이 순찰차에 던져 놓은 현금 10만원을 발견해 신고했다. 강원 원주경찰서 전모 경찰관은 같은달 18일 상지대 신입생 면접시험 때 교통정리를 해준 데 대한 감사표시로 받은 30만원을 신고했다.

한편 광주 서부경찰서의 오모 경찰관은 지난달 사람을 친 뒤 달아난 개인택시 운전사가 잘 봐달라며 건넨 1000만원의 거액을 양심방에 신고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현금 1억1921만원(738건)과 물품 86건을 제공자에게 반환했다고 밝혔다. 제공자를 찾지 못한 현금 500만원(89건)과 물품 3건은 유실물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2주간 공고한 뒤 국고에 넣기로 했다.

<민동용기자>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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