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클릭]종로구 경운동 '송학'

  • 입력 2001년 4월 13일 19시 05분


◇'짱뚱어 전골'속풀이 제격

인기척만 나면 깊은 뻘 속으로 숨어드는 짱뚱어는 베테랑급 ‘맨손 어민’이 아니면 잡기 힘들기 때문에 ‘특수 낚시’까지 동원해야 하는 ‘날쌘돌이’ 생선이다.

건강식으로 인기가 높아 ‘자연산 비아그라’라고까지 불리는 짱뚱어는 주로 전남 벌교나 강진만 일대에서 잡히고 있다. 공급물량이 턱없이 모자라 서울 도심에서는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서울 종로구 경운동의 ‘송학’(02―765―5335)은 벌교 앞바다에서 잡힌 짱뚱어를 이틀에 한 번 꼴로 직송받아 요리로 내놓고 있다. 짱뚱어 메뉴는 전골(2만원) 탕(7000원) 등 두 종류.

양식이 되지 않는 생선으로 겨울잠을 자는 짱뚱어는 올챙이처럼 눈알이 튀어나왔고 미꾸라지보다 통통한 특이한 모습이다.

이 집 전골은 짱뚱어를 통째로 넣고 버섯 토란대 고구마순 어린배추 등과 삶아 내는 것으로 3∼4인 분량이다. 들깨가루 고춧가루 마늘 생강 등 갖은 양념으로 밑간을 한 국물이어서 속풀이에 제격이다. 비린내가 없는 짱뚱어 육질은 부드러워 살짝 씹어만 넘겨도 소화불량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짱뚱어를 첫 ‘대면’하는 이들은 고기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담백하게 끓여낸 탕을 시켜도 좋다. 추어탕과 비슷하게 보이지만 뼈를 완전히 발라내고 푹 삶았기 때문에 양념을 제외하고 입안에서 걸리는 ‘내용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탕에는 전골에 들어가는 토란대 고구마순 어린배추 등의 부재료와 함께 잘게 간 찹쌀가루를 섞어 낸다. 이들 재료는 강원 홍천군의 직영 농장에서 무공해 농법으로 재배된 것들만 엄선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남도지방이 고향인 안주인의 손맛이 깊게 배어 있는데다 음식점이 50년 지난 기와 한옥이어서 뭔가 끈끈한 ‘정감’을 느낄 수 있다.

주차장은 음식점에서 10m 가량 떨어진 사설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연중무휴.

<박희제기자>min0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