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美증시 부활' 기술株가 주도

  • 입력 2001년 4월 12일 19시 49분


뉴욕 증시가 13일부터 시작되는 부활절 연휴를 앞두고 힘차게 부활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1600포인트대까지 폭락했던 나스닥지수가 10여일만에 다시 1900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은 국내 증시의 최대 호재다. 나스닥이 오르면 여지 없이 종합주가지수도 오른다. 그래서 요즘 국내 투자자의 관심은 나스닥이 계속 오를 것인지, 아니면 기술적 반등에 그칠 것인지에 집중돼 있다.

뉴욕 월가와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내놓고 있다. 연초 이후 급격히 무너져왔던 투자심리도 회복되고 있으며 기업실적도 1분기에 바닥권에 도달한 것으로 여겨진다는게 그 이유다. 하지만 지수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기술주가 지수상승 주도〓최근 나스닥시장의 상승세는 반도체와 인터넷주가 주도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에는 지난해 반도체주의 급락을 예고했던 살러먼스미스바니(SSB)의 애널리스트 조나단 조셉이 9개월만에 반도체칩 부문 전체의 등급을 ‘중립’에서 ‘시장수익률 상회’로 올렸다. 이 바람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전일보다 8.49%나 급등하는 등 반도체 주가가 일제히 수직상승했다.

대표적 기술주 중 하나인 인터넷주도 지수 상승에 한몫을 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아마존의 신용등급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조정하면서 주가가 10.91%나 폭등했고 최대 포털 야후도 우려했던 것보다 좋아진 실적을 발표, 시간외 시장 분위기를 주도했다.

하지만 반도체주에 대한 우려가 사라진게 아니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은 아직 방심하긴 이르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그동안 낙폭이 워낙 컸기 때문에 단순한 기술적 반등 성격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 최석포연구위원은 “반도체 메이커의 수익이 더 이상 악화되진 않겠지만 반도체주가가 대세상승으로 돌아섰느냐 여부는 속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뉴욕증시를 부활시킬 호재들〓대표적 기술주 모토롤라의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발표에도 뉴욕증시는 꿈적하지 않았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과장은 “뉴욕시장의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에 예전과는 달리 악재에 둔감하고 호재에 민감한 패턴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12일 발표되는 소비자신뢰지수와 생산자물가지수, 소매판매동향이 좋아진다면 뉴욕증시는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는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했던 실적발표가 투자심리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다음주 연방준비은행(FRB)가 시장에서 기대하는 50bp의 금리인하를 단행, 장이 폭등하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뮤추얼펀드는 아직 순유출〓증시는 수급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기 때문에 미국의 주식형 뮤추얼펀드 동향도 중요한 변수가 된다. 채권형 펀드에는 14주째 순유입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주식형 펀드는 지난주까지 순유출 분위기가 바뀌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 다만 펀드들이 5.8%까지 높였던 현금비중을 주식매입으로 점차 낮추고 있고 주가상승세가 이어진 금주에는 순유입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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