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홍현우 “쥐구멍 없나”…20타수 2안타

  • 입력 2001년 4월 12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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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 20년 사상 최고의 행운아는 누가 뭐래도 올초 해태에서 자유계약선수가 돼 LG 유니폼을 입은 홍현우(29)다. 그는 LG로 이적하면서 4년간 총액 18억원이 넘는 사상 최고액 계약을 한 선수가 됐다.

90년 광주상고를 졸업하고 곧바로 프로에 뛰어든 홍현우는 해태에서 11년 동안 통산 타율 0.286에 173홈런 1202안타 698타점을 기록했다. 타격성적만 놓고 보면 삼성의 ‘국민타자’ 이승엽이나 올초 비슷한 시기에 18억원을 받은 김기태, 팀 선배인 양준혁이나 현대 ‘괴물타자’ 박재홍에 비해 한참 뒤지는 게 사실.

그러나 LG는 그가 자유계약선수중 가장 나이가 어린데다 전천후 내야수로 수비에도 보탬이 되고 왼손타자 일색인 팀타선에 꼭 필요한 오른손 거포란 점을 높이 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개막후 5경기를 치른 11일 현재까지만 놓고 보면 홍현우는 쉽게 말해 ‘밥값’을 못하고 있다.

먼저 수비문제. 이광은감독은 해태 시절 주로 2루를 맡았던 그에게 3루수로 뛸 것을 권유했다. 수비부담이 많은 2루보다는 3루를 맡는 것이 타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때문이다.

그러나 오랜만에 서보는 3루 자리가 낯설었을까. 안상준을 우익수로 밀어내고 3루에 선 홍현우는 비록 기록상 실책은 아니지만 실책과 다름없는 실수를 연발했다.

8일 두산전만 해도 그는 5회 정수근의 땅볼 타구때 글러브에서 공을 늦게 빼 내야안타를 만들어 줬고 곧이은 우즈의 땅볼도 악송구로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이광은감독은 고육책으로 10일 한화전에선 홍현우를 2루로 내보냈지만 그는 2회 무사 1루에서 강석천의 병살타성 타구를 실책으로 연결시켜 선제 결승점을 내준 원흉이 됐다.

타격에선 더 큰 문제를 노출했다. 개막전에서 이병규를 1번으로 올려보내고 5번을 꿰찼지만 5경기 타율은 20타수 2안타로 0.100. 해태의 연속 우승을 이끌었던 ‘젊은 호랑이’의 당당한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급기야는 10일 경기에선 7번타순으로까지 밀리는 수모를 당했다. 홍현우의 부진과 함께 올시즌 우승후보로 꼽혔던 LG는 1승4패로 현대와 함께 공동 꼴찌로 추락했다.

그러나 아직은 시즌 초반. 홍현우는 “정규시즌 133경기중 이제 5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포스트시즌까지 포함하면 지금부터가 진짜 승부”라며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홍현우는 누구?

●소속팀:LG 트윈스

●생년월일:72년 9월28일

●체격:1m80,83kg

●출신고교:광주상고

●포지션:내야수

●투타:우투우타

●2000시즌 성적:타율 0.234/ 타수 291/ 안타 68/ 홈런 14/ 득점 42/ 타점 50/ 도루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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