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어느 애널리스트의 변 '움직이는 과녁' 맞히려다 보니...

  • 입력 2001년 4월 8일 18시 36분


주가가 비싼지 싼지를 가려주는 쉽고 간단한 지표가 주가수익배율(PER)이다. PER가 10이라면 현재주가가 올해 예상이익의 10배수준이라는 뜻이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PER가 20배인 종목보다는 10배인 종목의 주가가 더 싸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익 예상이 엉뚱하게 됐다면 이 지표를 쓸모가 없어진다.

상장사들의 작년 영업실적이 최근 공개됐다. 실적이 갑자기 나빠지면서 애널리스트들의 예측이 많이 빗나갔다.

기업실적 전망은 움직이는 과녁을 맞추는 게임에 비유된다. 애널리스트는 해당기업의 설비투자 규모, 신제품 매출전망, 노사분규 발생가능성 등 영업환경 이외에도 국내 및 세계 경기흐름, 환율 물가 금리 변동 등 시시각각 변하는 거시경제환경도 일일이 점검해야 한다.

물론 일이 어렵다는 게 일을 잘못한 것에 대한 변명이 될 수는 없다. 애널리스트는 경제이론과 실물경제에 두루 통달해야만 실수를 면할 수 있다.

투자자들도 애널리스트들에만 100% 의지해서는 안 된다. 여러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비교해보고 그들이 실적 예상치를 수정하는 배경도 알아보는 등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도 미국에서처럼 기업이 분기별 전망치를 자진공개한다면 애널리스트의 일도 수월해지고 투자자들의 만족도 커질 것이다.

(하상주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본부장)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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