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해태만 만나면 '펄펄' 나는 두산 장원진

  • 입력 2001년 4월 6일 18시 42분


장원진
두산 장원진(31)에겐 특기사항이 여러 가지가 있다.

국내 프로야구에 본격적으로 좌우타석에서 타격하는 ‘스위치타자’ 시대를 연 주인공, 지난해 최다안타왕(170)을 차지한 8개 구단 최고의 2번 타자, 찬스 때 어느 쪽으로도 안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스프레이 히터’….

여기에 꼭 따라다니는 말이 ‘해태 킬러’란 별명. 유독 해태만 만나면 투수들을 ‘쥐잡듯’ 하는 그를 보고 지난해까지 해태를 맡았던 김응룡감독(현 삼성)은 “트레이드 해오는 게 상책”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해태 선수들도 “호랑이나 곶감보다 더 무서운 건 장원진”이라고 농담한다.

역대 상대팀별 경기를 보면 장원진의 해태전 성적은 유난히 돋보인다. 개인통산 113경기에 출전, 타율 0.290(348타수 101안타)에 2루타와 홈런수가 각각 19개와 10개로 다른 어느팀과 경기할 때보다 훨씬 많다.

5일 잠실 개막전에서도 장원진은 ‘해태 킬러’로서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줬다. 팀이 2―3으로 뒤진 7회에 동점타를 뿜어냈고 4―5로 뒤진 9회말에도 2사 2루에서 우익수 키를 넘는 동점 2루타를 날려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5타수 2안타 2타점에 동점타만 2차례. 지난해 잠실 개막전에서도 결승타를 날린 적이 있어 2년 연속 해태에 치명타를 안긴 셈이 됐다.

“특별한 비결은 없지만 해태전에서 안타를 자주 치다 보니까 저절로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는 최근 부상한 오른쪽 발목이 낫지 않아 개막전에서 5번의 타격기회 중 초구공략을 4번씩이나 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으니까 더 공격적이 된다”는 게 그의 설명.

‘똑딱이 타법’의 대명사인 장원진은 올해 목표를 최다안타부문 2연패에 두고 있다. 일단 출발은 좋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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