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렇게 읽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 外

입력 2001-03-23 19:01수정 2009-09-21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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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갈때 추억은 남기지 마시길

▽그리스 로마 신화(이윤기·웅진닷컴·2000년)

레테의 강. 친구들과의 추억, 가족과의 추억, 그리고 나만의 추억. 이런 추억들도 저승을 갈 때는 모두 지워야 된다고 말하네요. 그리스 신들이 아무리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도, 아무리 슬픈 사랑이야기도, 흘러가는 강물에다 내던져야 된대요. 그리스 신들이 차라리 추억이라는 아름다움을 태어나지 못하도록 해주시면 될 것을. 슬픈 울음소리를 뒤로 남기고 떠나는 이 세상의 수많은 레테의 강을 건널 사람들이여. 레테의 강을 건널 때는 아프로디테의 사랑도 그만큼의 아픔도 필요없대요. 추억 따위의 아픔은 남기지 마세요. 절대로.

정 지 인(ji―in7@hanmail.net)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무라카미 하루키·문학사상사·2000년)

하루키의 여섯 단편을 모아놓은 책이다. 고베 지진이라는 같은 배경 때문인지 아니면 주인공들이 보여준 내면의 아픔 때문인지, 장편소설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각 작품은 깔끔한 마무리 대신 여운을 남겨 독자 나름대로 결론을 내리게 한 것 같다. 다소 냉철하고 간결한 필체에도 불구하고 읽는 이에게 따뜻함이 전해져온다. 특히 ‘벌꿀 파이’는 어린 아이에게 즉흥적으로 지어 읽어주는 동화를 통해 더없이 따뜻한 인간애를 전한다. 최악의 지진이라는 배경을 택한 것도 인간에게 필요한 사랑을 더 빛나게 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아니였을까?

장 경 남(서울 강서구 염창동 목현아트빌라)

▽달과 6펜스(서머싯 몸·민음사·2000년)

진정 읽는 이의 인생관을 완전히 바꿔놓을 만한 위대한 작품이다. 1919년에 출판된 이 작품이 2001년에 사는 나에게 이토록 강렬하게 와 닿는 것을 보면 진정 예술은 위대하다. 이 소설 전체에 담긴 정열적인 색채와 신비로운 자연, 자신의 꿈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린 잔인함마저도 위대한 예술가의 열정 앞에서는 색이 바랜 듯하다. 자신만의 꿈을 위해, 진정한 ‘예술’을 위해 가정과 도덕 같은 거추장스러운 것을 버린 것은 과연 옳은가? 과연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함과 열정, 꿈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정 지 연(redblood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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