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채권시장 당분간 '환율장세'

입력 2001-03-23 11:54수정 2009-09-21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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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환율이 23일 한때 1320원선을 넘어서는 등 지난 10월 이후 원화가치가 20%넘게 하락했다.

환율의 상승은 수입비용을 늘리고 이는 물가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를 일으키기 쉽다. 인플레압력의 증대는 한국은행의 금융정책기조에 영향을 미쳐 금리인하를 제약할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채권시장은 21일, 22일 이틀간 수익률이 20bp이상 급등하며 큰 약세장을 연출했다.

일부에서는 지난 해 11월 이후 환율이 급등했지만 채권시장의 수익률은 줄곧 하락세를 유지했다는 점과 국내경제가 워낙 침체상태이기 때문에 수입물량의 큰 폭 감소로 환율급등이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현대증권의 오현석연구원은 "원화환율의 상승에 의한 인플레는 수요측면의 물가상승요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일과성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며 "오히려 한국은행은 노동시장 경색에 의한 명목임금의 상승이나 초과수요의 발생가능성등을 주시할 것이며 지속적인 금융완화정책을 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원화상승으로 인한 수입물량의 상대적 감소로 원자재등의 수입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물가상승우려는 그리 크지 않다"며 "오히려 한국은행은 경기회복에 더욱 무게를 실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환율상승은 비용측면(cost push)에 의한 물가상승압력이므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인플레가 일어날 것이라는 주장 또한 만만치 않다.

환율이 1200원대이던 금년 1~2월 중 소비자물가가 전년동기비 4.2%상승해 이미 한국은행의 연간 물가억제 목표인 4.0%를 넘어섰기 때문에 환율1300원대에서 물가상승률은 불 보듯 뻔하다는 얘기다.

LG투자증권의 윤항진 과장은 "환율상승이 물가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원유와 같은 일부 수입품가격의 급등에 의한 물가상승 압력보다 훨씬 강력하다"며 "최근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가 물가상승을 우려하는 발언을 한 것도 이러한 맥락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투자자들은 환율상승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으로 매도에 무게를 실을 확률이 높다"며 "이 같은 기대 인플레심리가 채권시장의 수익률을 6%대로 다시 밀어올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대립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채권시장의 움직임은 환율의 변동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윤과장은 "이제 시장의 관심은 해외금리에서 환율로 이동했다"며 "당분간 환율의 움직임에 채권의 수익률이 연동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병희<동아닷컴 기자>amdg3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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