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일본이 처한 '3중 디플레이션'…요미우리

  • 입력 2001년 3월 21일 17시 03분


일본의 경제위기가 세계경제까지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요미우리신문은 일본경제가 다른 나라들과 구별되는 '3중 디플레이션' 문제에 직면했다고 21일 보도했다.

첫번째 디플레이션은 자산 디플레이션이다.

금융기관에는 거품경제로 양산된 많은 양의 부실채권이 적절한 조치 미흡으로 인해 감소하기는커녕 아메바처럼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부실채권들은 금융기관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기업활동을 크게 둔화시키고 있다.

또 지난 몇 년간 계속된 지가 및 주가의 하락은 소비자들에게 소비자가격이 더 하락할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줘 소비위축을 가져왔다.

두 번째 디플레이션은 중국산 옷이나 채소들을 비롯한 수입상품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에 따른 것으로, 세계적인 디플레이션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이머징마켓들은 선진국의 자본과 자국의 저임금체계를 이용해 값싼 상품들을 대량 생산하고 있지만 저소득으로 인해 자체수요는 매우 적은 형편이다.

결과적으로 값이 싼 상품들이 국제시장에 나옴으로써 공급과잉을 촉진하고 이것이 가격하락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디플레이션을 "가치의 지속적 하락"이라고 정의한다면 세번째 디플레이션은 정치적 디플레이션이다.

모리 내각이 출범한 이후 일본 정치가들의 위상은 끝없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현재 일본에 능력있는 정치 지도자는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일본은 무정부 상태에 빠져있다.

정부는 상환이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많은 부채를 지고 있어 국민들은 점점 더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형편이다. 국민들이 소비를 늘리지 않고 있다기보다는 앞으로 다가올 힘든 나날들을 위해 소비를 억누르고 있다는 편이 정확하다는 지적이다.

신문은 "디플레이션 악순환에 처한 경제는 규모와 활력이 모두 감소되기 쉽다"며 "디플레이션은 결국 '경제적 죽음'에 처하는 심각한 질병"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동시대의 정치인, 학자를 비롯한 누구도 디플레이션 상황을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아무도 디플레이션의 본성과 이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있다"고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정유미<동아닷컴 기자>heav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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