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문화도 월드컵시대]운전자 절반 안전벨트 안맨다

입력 2001-03-19 19:12수정 2009-09-21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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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는 9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1개 국가를 대상으로 교통사고 상해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다. 교통사고의 잠재적 위험요인을 측정하고 국가간 비교분석을 통해 사고예방 대책에 필요한 정보를 교환하려는 국제적 프로젝트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의대가 관하며 한국 호주 뉴질랜드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임평남·林平南

교통사고분석센터 소장)과 서울대 보건대학원, 서울대 의대가 공동으로 1차 조사를 마무리했다.

◇교통사고死 69%가 머리 치명상 탓이라는데…◇

◇착용률 91년 83%서 매년 급감◇

이연구에 따르면 통계적으로 가장 위험한 운전자는 5월 날씨가 맑은 일요일, 시야가 좋은 도로에서 오후 5∼9시에 1500㏄급 승용차를 타고 가는 운전경력 3년 미만의 30대 남자다.

오토바이는 무면허인 20세 미만 학생이 토요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새벽1시 사이에 급커브길에서 급한 용무로 오토바이를 몰고 가다 주행중인 자동차와 부딪쳐 숨질 확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교통사고를 일으킨 사람들과 무사고 집단의 차이를 알아보려고 1000여명을 대상으로 18가지 요인을 비교해 봤다.

그 결과 배우자와 별거 이혼 또는 사별한 승용차 운전자의 사고 위험도가 그렇지 않은 운전자보다 5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론 노면상태(침수 결빙 등) 질병 음주가 교통사고를 일으키는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렇다면 교통사고가 일어나더라도 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이 분석한 교통사고 통계에서 ‘정답’을 알 수 있다.

99년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은 9353명. 이 가운데 6424명(68.7%)이 머리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피해자였다. 부상자 40만2967명의 피해 부위는 목(34.7%)과 다리(20.4%)가 가장 많았고 머리는 16.8%에 불과했다.

이로 미뤄 교통사고를 당하면 머리를 다쳐 숨질 확률이 가장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안전벨트를 맸을 때는 사고 직후 머리를 다치지 않아 그만큼 죽을 확률이 낮다는 얘기다.

안전벨트는 자동차에 탄 사람이 차안에서 유리에 머리를 부딪치거나 충격을 받아 밖으로 튕겨 나가는 걸 막아준다.

차가 충돌하는 순간 몸이 앞이나 옆으로 쏠리면서 유리를 뚫고 밖으로 튕겨 나가는 사람은 숨질 확률이 4배나 높아진다. 건물 도로 나무 돌 등 외부 물체에 2차로 부딪쳐 치명상을 입기 때문.

경찰병원 응급 전문의인 원형섭씨(38)는 “교통사고 사망자의 상당수는 사고 당시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있다가 머리를 다친 경우”라며 “응급실에 실려온 중환자중에는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운전자가 많다”고 말했다.

안전벨트가 이처럼 중요하지만 정작 안전벨트를 매는 운전자는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갤럽이 실시한 ‘교통질서 및 안전에 관한 국민여론 및 행동지표 조사’ 결과 6대 도시 시민 1500여명 가운데 ‘안전벨트를 반드시 또는 대체로 착용한다’는 대답이 지난해 48.4%에 불과했다. 91년에는 83.3%였다.

최근에는 경찰이 출근길에 안전벨트를 매지 않는 경찰관을 단속하는 게 뉴스가 될 정도다.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를 줄이는 데 안전벨트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은 외국에서도 오래 전에 입증됐다.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청(NHTSA)에 따르면 안전벨트는 차에 탄 사람이 중상을 입을 확률을 절반 가량 줄여준다. 91년 교통사고로 4만3500여명이 숨졌는데 중상자의 52% 가량이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상태였다. 이 비율은 최근에도 마찬가지.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당신이 자녀의 안전벨트를 제대로 매줄 때 그것은 사랑하는 자녀뿐만 아니라 미국의 미래를 구하는 것이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자문위원단〓내남정(대한손해보험협회 상무) 설재훈(교통개발연구원 연구위원·국무총리실 안전관리개선기획단 전문위원) 이순철(충북대 교수) 임평남(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교통사고종합분석센터 소장)

▽특별취재팀〓오명철차장(이슈부 메트로팀·팀장) 이인철( 〃 ·교육팀) 송상근( 〃·환경복지팀) 서정보(문화부) 이종훈(국제부) 송진흡(이슈부 메트로팀) 신석호기자(사회부)

▽손해보험협회 회원사(자동차보험 취급 보험사)〓동양화재 신동아화재 대한화재 국제화재 쌍용화재 제일화재 리젠트화재 삼성화재 현대해상 LG화재 동부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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