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미르호 추락 관광단 구성

  • 입력 2001년 3월 16일 16시 51분


러시아가 옛 소련의 우주정거장 미르호를 남태평양에 추락시켜 폐기키로 결정하자 미국의 한 기업이 미르호의 파편들이 펼칠 장관을 구경할 관광단을 구성하고 나섰다.

미국의 홍보회사인 '헤링 미디어 그룹'은 미르호가 산산조각나며 추락하는 광경을 보려는 우주 팬과 TV 취재진들을 낙하지점까지 데려다 주겠다며 비행기 한대를 최근 전세냈다고 DPA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이미 50여명의 자원자가 6500달러(약 830만원)씩의 탑승료를 냈으며 앞자리 창가 좌석의 탑승권은 1만달러(약 1280만원)에 달한다는 것. 탑승료에는 왕복 항공료에다 태평양 피지 섬에서의 숙박비와 파티 경비 등이 포함됐다. 이 비행기는 미르호가 추락하는 22일 피지에서 이륙할 예정인데 러시아 출신 우주비행사 4명도 탑승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측 관계자는 "비행기가 미르호 파편의 낙하가 보이는 곳까지 날아갈 것이지만 안전상의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관광객들은 지구를 향해 불타며 떨어져 내려오는 수많은 파편들이 하늘에서 펼칠 장관을 생생히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 우주항공국의 유리 포크테프 국장은 이같은 관광을 다리 위에서 뛰어내리는 '자살'에 비교하면서 절대 낙하지점에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엄중 경고했다. 러시아 우주항공국측은 혹시 발생할지도 모를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2억달러의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르호는 22일 오후 5시경(한국시간) 뉴질랜드와 칠레 사이, 남위 46∼48도 사이의 남태평양에 40분간에 걸쳐 떨어질 예정이다. 미르호는 137t으로 대부분 대기권 진입시 타버리겠지만 일부는 1500여개의 파편으로 변해 지구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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