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현장]"새만금은 교회이자 성당이고 법당"…범종교인 기도회

입력 2001-03-14 15:24수정 2009-09-21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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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들이 일제히 '새만금 간척 반대'라고 쓰인 빨간 종이를 흔들어보이고 있다
새만금 갯벌을 살리기 위해 종교인들이 한마음으로 뭉쳤다.

14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는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가운데 종교인 500여명의 기도소리가 하늘 높이 울려퍼졌다.

'새만금갯벌 생명평화연대 준비위원회' 주최로 기독교·천주교·불교·원불교 4대 종단의 종교인들이 참석한 기도회가 열린 것.

종교는 달랐지만 이들은 한결같이 "신이 주신 새만금 갯벌을 그대로 지키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주님, 자연을 사랑하는 신앙인들이 모였습니다. 힘을 주시어 새만금을 지키고 자연을 살리게 하여 주시옵소서"

"부처님, 새만금 갯벌의 생명들을 죽이려는 중생들에게 지혜의 빛을 내려 주시옵소서"

간절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회를 마친 종교인들은 새만금 갯벌을 '21세기의 성지'로 선포하는 내용이 담긴 '범종교계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지리산살리기국민행동 대표 수경 스님은 선언문을 통해 "새만금 갯벌은 우리들의 교회이고 성당이며 법당"이라며 "시화호를 교훈삼아 당장 간척사업을 중단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보존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수경 스님은 또 "간척을 강행하려는 총리실과 전북도의 모습은 세계 최대의 '반(反)경제, 반생명, 반평화'의 축제를 열려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난했다.

이어 환경연합 최열 사무총장은 "전북도 유종근 지사가 지사직을 걸고 새만금 사업을 추진한다고 했는데 지사직은 유한하지만 새만금의 생명가치는 무한한 것"이라면서 "국민 모두가 새만금 간척사업이 중단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문규현 신부도 "정부는 더 늦기 전에 정책실패를 인정하고 자연을 보존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행진
종교인들이 '새만금 간척 중단'을 요구하는 가두행진을 벌이며 종로 인사동 길을 지나고 있다

행사가 끝난 후 이들은 새만금의 생명을 상징하는 물고기·게 모양의 나무 솟대들을 들고 명동성당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 수녀들과 계룡산 동학사 비구니스님들은 딱딱한 구호 대신 '고향의 봄' '퐁당퐁당' 등의 노래를 부르며 행진해 종교인다운 평화적인 시위 모습을 보여줬다.

이희정/동아닷컴기자 huib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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