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다시 뜨는 '워런 버핏의 투자기법'

  • 입력 2001년 3월 13일 18시 35분


델컴퓨터의 마이클 델 회장은 지난해말 한 공식석상에서 ‘닷컴 기업의 추락’에 관해 이야기하던 도중 한 마디를 툭 내뱉었다.

“역시 그의 투자원칙이 옳았다.”

여기서 델회장이 가리킨 ‘그’는 워런 버핏(사진). ‘수익성이 확인되지 않은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닷컴기업에는 손을 대지않은 버핏의 판단이 옳았다는 말이다.

나스닥이 추락을 거듭하자 버핏이라는 존재가 새삼 부각되고 있다. 버핏은 지난해 작성한 유언장에 “내가 죽어도 가치주에만 투자하라”는 말을 남겼을 정도로 실적이 확인된 우량주 투자만 고집해왔다.

그가 운영하는 투자신탁회사 버크셔 헤더웨이의 연평균 수익률은 30%에 이른다. 어떻게 투자했길래 부침(浮沈)없이 꾸준한 수익을 올릴 수 있었을까. 그의 투자기법을 살짝 들여다보자.

우선 버핏은 경기나 환율 등 거시경제분석은 크게 중시하지 않는다. 경기가 아무리 나빠도 능력있는 기업은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버핏은 환율을 예상하고 경기를 따질 정력이 있으면 기업에 대한 연구를 하라고 주문한다.

기업은 어떤 잣대로 평가하는가. 회사의 활동은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워야한다고 버핏은 지적한다. 사업내용이 이해도 되지않는 회사에 뭘 믿고 투자를 하겠느냐는 것이다. 또 오랫동안 한 우물을 파온 기업을 그는 높이 평가한다. 생소한 분야에 갑자기 뛰어드는 기업은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밖에도 버핏은 매출, 수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비용 절감에 애쓰는 기업을 선호한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기업의 내재가치를 분석한 뒤 현재 주가가 낮다고 판단되면 주저없이 주식을 매입한다. 그리고나서는 장기간 보유한다.

버핏이 중시하는게 또하나 있다. 바로 경영자의 자질이다. 경영자는 주주들에게 회사의 모든 재무적인 실적을 숨김없이 보고해야한다는게 버핏의 철학이다.

그는 회사의 건물로도 경영자의 자질을 가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무실, 화장실이 지저분하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호화롭다면 경영자의 상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

<금동근기자>gol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