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음속 돌파해도 조용" 차세대 민항기 개발나서

  • 입력 2001년 3월 7일 18시 48분


음속 이하에서 비행기 배기가스의 응결로 생기는 비행운
음속 이하에서 비행기 배기가스의 응결로 생기는 비행운
공군 기지 주변에서 사는 사람들은 가끔 고막을 찢는 폭발음을 경험한다. 이는 전투기가 음속을 돌파하면서 내는 충격파 때문이다. 음속을 돌파하는 비행기는 충격파 외에 팽창파를 발생해 원뿔 모양의 기이한 구름을 형성하기도 한다.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차세대 초음속 민항기 제작을 위해 새롭게 연구하고 있기도 한 음속 돌파의 순간을 알아보자.

▽고막을 찢는 충격파〓비행기가 날아갈 때는 주변 공기가 밀려나면서 압력을 전달하는 파동이 소리의 속도로 퍼진다. 그런데 비행기가 음속 이상으로 날아가면 기체 앞쪽으로 퍼지는 파동을 따라잡게 돼 결과적으로 비행기 주변으로 퍼지는 공기가 V자형의 원뿔형으로 뭉쳐져 강한 충격파가 발생한다.

비행기 앞, 조종석, 공기 흡입구, 날개, 기체 후방 등 튀어나온 부분에서 각각 생성된 충격파들은 기체에 심한 요동과 큰 소음을 가져온다. 이 때 지상에 있는 사람은 이 충격파로 인해 고막을 찢는 폭발음을 느끼게 된다.

▽팽창파가 만드는 구름〓조종석, 날개 등 튀어나온 부분에서 충격파가 발생하면 그곳에 공기가 압축된다. 이 공기가 튀어나온 부분을 돌아 나오면서 일순간에 팽창하면 주위 대기를 응축시켜 구름이 생성된다. 이는 마치 뜨거운 것을 식힐 때 입술을 모으고 바람을 불면 그만큼 물체의 내부 에너지가 감소해 온도가 내려가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1907년 독일 괴팅겐 대학의 루드비히 프란틀 교수가 비행기가 음속을 돌파할 때 발생하는 이러한 팽창파를 처음으로 예측했다.

▽나사의 충격파, 팽창파 연구〓나사의 드라이든 비행연구센터는 지난 93년 미국 매릴랜드 주에서 제트 훈련기인 T―38가 음속을 돌파할 때 발생하는 충격파를 필터를 끼운 천체망원경으로 처음 촬영한 이래 다양한 고도에서 각종 전투기들이 내는 충격파, 팽창파에 대한 실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충격파와 팽창파로 인해 항공기에 발생하는 심한 요동이나 소음을 줄이는 한편 지상의 피해를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다.

터널 내에 비행기를 고정시킨 채 인위적으로 바람을 불어 주는 풍동실험은 항공기의 몇 배정도 크기의 공간에서만 이뤄지기 때문에 충격파와 팽창파가 실제 대기 중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자료는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나사는 전투기의 실제 비행 사진을 분석해 이 점을 보완하고 있다.

도움말:한국과학기술원 권장혁 교수(항공우주공학), 전남과학대 박계향 교수(항공공학)

<이영완동아사이언스기자>pus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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