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간척'…사업타당성 의문

  • 입력 2001년 3월 5일 19시 25분


새만금 사업 지속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여 온 환경부 해양수산부 농림부 전북도의 검토 보고서가 5일 전격 공개되면서 이 사업이 환경 파괴를 불러일으킬 우려가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와 민주당은 이날 이같은 상황에서 수질이 양호한 동진강 수역을 우선 개발한다는 ‘분리 개발안’을 제시, 이 방안의 타당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수질 감안한 고육책〓동진수역 분리 개발안은 만경수역 담수호를 농업용수도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나온 고육책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어떤 시나리오를 적용하더라도 2012년 기준 총인(T―P) 예상치가 0.117¤으로 4급수(0.100¤)에도 못미친다는 1차 보고서를 제출했다.

농림부가 이에 맞서 △간척지내 마을 규모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바다로 뽑아내는 만경강 수량을 4배로 늘리며 △가축을 대폭 줄일 것이라고 밝히자 총리실은 2차 수질예측을 지시했다.

환경부는 1월말 역시 같은 내용의 2차 보고서를 냈다. 만경강 수질은 동진호 물이 유입되기 전에 이미 5급수(0.150¤ 이하)에도 미달되지만 동진수역 담수호는 무난히 4급수 기준을 충족했다.

이에 따라 방조제는 계속 건설하되 동진수역만 간척하고 만경수역은 유보하는 대안이 제시됐다. 추가 예산은 1조3000억원. 현재까지 새만금사업에 투입된 비용은 1조1000억원이다.

▽계속 추진 배경〓민주당이 나서 사실상 새만금 사업을 계속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이유는 이미 사업이 58%나 진행된 상황에서 사업을 중단할 경우 안게 될 ‘정치적 부담’ 때문으로 보인다. 전북도는 이 지역에 서해안 전진기지를 건설해 낙후된 경제를 부흥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으며 일부 시민단체를 제외한 많은 관련자들이 개발 붐을 기대하고 있다. 또 정부의 주요 사업을 중단할 경우 정책 일관성에 대한 신뢰의 추락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대안도 논란〓해양부는 대안에도 즉각 반대입장을 밝혔다. 동진수역에서만 전국 갯벌의 4%인 1만여㏊가 사라지고 이는 만경수역 갯벌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것. 새만금 갯벌이 파괴되면 전국 생산량의 50%를 차지하는 조개류가 소멸될 운명이다. 어류종도 방조제 공사 후 32%나 감소했고 도요새 등 희귀철새도 살 곳을 잃게 된다.

반쪽 간척사업에 따른 경제성도 의문이다. 이정전 서울대 환경대학원장은 “농지의 가치는 내려가고 갯벌의 가치가 높이 평가되는 추세에서 이 사업의 경제성이 있는가”라고 말했다.

▽사업계획 믿을 수 있나〓5일 공개된 농림부 보고서에는 실현가능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농림부는 오염이 심한 만경강 물을 초당 8t씩 바다로 뽑아내겠다고 했다가 30t으로 양을 늘렸다. 이는 연간 유입수량의 55%이며 1년에 266일간 만경강 수량 전부를 내보내야 하는 수치다. ‘가축사육이 한우 36.8% 등 전반적으로 줄어들 것’이란 예측도 현재 전북의 가축수가 늘고 있는 추세에 비춰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주권 그린벨트를 100% 보존하겠다는 전북도의 계획도 실현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김준석기자>kjs35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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