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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3월 1일 01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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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동인천길병원 이수찬원장(41)은 인술을 몸소 실천한 의사로 소문나있다.
그는 28일 일본군에 의해 전쟁터로 끌려가 모진 고초를 겪었던 위안부 이옥선할머니(74·나눔의 집)에게 무릎 인공관절을 끼워주는 대수술을 무료로 시술했다.
99년 3월부터 매달 노인 1명씩을 선정, 무료 수술을 해온 이원장이 3.1절을 맞아 일본군 위안부에게 무료 수술을 해준 것이다.
고 강용권씨가 지은 ‘끌려간 사람들’의 주인공인 이할머니는 1942년 중국 연길로 끌려갔으며 지난해 귀국한 뒤 ‘나눔의 집’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다.
“이할머니는 한국 국적이 없어 의료보험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데다 지난 8일 종합검사에서 무릎 관절이 다 닳아 제대로 걷지도 못하게 된 것을 보고 무료 수술을 해드리기로 결심했어요”
‘퇴행성관절염’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할머니의 수술비는 2000만원. 그러나 이원장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사재를 털어 수술을 해줬다.
이원장은 “이할머니는 골다공증이 심하고 건강상태가 좋지는 않지만 앞으로 3주 정도면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무료수술은 그가 펼치고 있는 환자 사랑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지난해 8월 의약분업사태가 한창일때 환자가 원내에서 처방전을 약국에 팩시밀리로 보내면 약사가 병원으로 찾아와 직접 환자에게 약을 전달하는 ‘약사배달제’를 국내 처음으로 도입했다.
그는 “묵묵히 환자와 의사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인술’을 베풀 수 있는 따뜻한 의사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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