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나도 3M에서 일하고 싶다'

  • 입력 2001년 2월 16일 19시 01분


◇나도 3M에서 일하고 싶다

어니스트 건들링 지음 최종옥 옮김

318쪽 1만3000원 세종서적

먼저 읽던 책장이 어디였더라, 자꾸 잊어버리기에 메모지를 끼워두었다. 메모지도 미끄러져 떨어져버리기 일쑤. ‘붙였다가 다시 뗄 수 있는 메모지가 있으면 좋겠는데….’

문득 어떤 직원이 접착제를 개발하다가 너무 접착력이 낮아 실패했다는 얘기가 생각났다. ‘그걸 바르면 되지 않을까.’ 20세기 후반 최고 히트 문구류인 ‘포스트잇’이 그렇게 생겨났다.

실험 중 실수로 용액을 신발에 흘렸다. 굳어진 용액은 기름으로도, 물이나 알코올 등 그 무엇으로도 씻겨나가지 않았다. 상사에게 보고했더니 무릎을 치며 말했다. “그걸로 방수 신발을 만드는 거야.”

3M의 신제품 개발을 둘러싼 신화를 듣고 있노라면 ‘단지 재수가 좋은 것 뿐’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그 행간을 읽어보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실패를 비롯한 모든 시도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내고, 우연한 아이디어를 공유해 개발로 연결시키는 것. 그것이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기업’ 3M의 비결이다.

경영 컨설턴트인 저자가 일본기업 스미토모와 3M의 협력에 대해 자문하기 위해 3M을 10여년 동안 속속들이 조사한 끝에 쓴 책. 이 회사가 가진 끊임없는 창의력의 원천은 ‘다양한 혁신요소들을 한 곳에 모아 엄청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진단한다. 개발절차, 마케팅, 포상체계 등 사내 곳곳에 배어있는 이 환경을 저자는 ‘혁신생태계’라는 한 마디로 표현한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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