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주 파키스탄인 군밤장수 눈길

  • 입력 2001년 1월 30일 00시 24분


전북 전주시 덕진동 전북대 옛 정문 앞 길가에 외국인 군밤장수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파키스탄 출신인 샤키르 라자크씨(29).

모자를 눌러 쓰고 두꺼운 회색점퍼를 입은 모습이 언뜻 보기에는 다른 군밤장수와 다를 바 없지만 서남아시아인 특유의 구리빛 얼굴에다 크고 검은 눈에 유난히 추위를 타 쉽게 눈에 띤다.

7남매의 맏이로 대학에서 파키스탄어를 전공한 라자크씨는 돈을 벌기 위해 96년 한국에 왔다.

그러나 알고 지내던 한국인에게 번 돈을 빌려 줬다가 떼인 뒤 우여곡절 끝에 전주까지 흘러 왔다가 두어달 전 군밤장사를 시작하게 됐다.

어린 동생들의 학비와 가족들의 생활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이것저것 가릴 여유가 없었던 것.

하루 수입은 5만원선.

외국인 군밤장수 소문이 나면서 단골도 생겼다.

“유난히 추운 날씨 때문에 힘들지만 가족들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 고생쯤은 견딜만 합니다.”

라자크씨는 흰 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었다.

<전주〓김광오기자>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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