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다보스포럼]"北개방 적극 지원해야"

  • 입력 2001년 1월 26일 18시 42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제31차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에 참석중인 한덕수(韓悳洙)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6일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상하이(上海) 방문은 시장경제에 대한 북한의 관심을 보여주는 고무적인 현상”이라며 “한국은 북한의 개혁과 국제사회 참여를 촉진하는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본부장은 이날 포스트호텔에서 가진 ‘한반도 정치경제 전망 설명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 골드만삭스의 아시아 부회장인 케네스 커티스는 이어 열린 토론회에서 “한반도는 지정학상 4강의 영향력이 교차하는 유일한 지역으로 북한과의 관계개선은 한국경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북한의 대외개방은 식량난과 전력난 때문에 불가피한 만큼 개혁 개방 속도가 다소 느리더라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평양을 수차례 방문한 바 있는 CNN방송의 마이클 치노이 홍콩지국장은 “최근 김정일국방위원장의 상하이 방문을 계기로 북한 관영언론이 현지 벤처기업소식을 보도하는 등 일부 변화가 있지만 미사일 개발 등 군사안보 분야에는 아직 변화 조짐이 없다”고 전했다.

개막 이틀째를 맞아 이날 본회의장인 콩그레스센터에서는 각국 정부 각료와 국제기구 학계 언론계 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21세기 기업의 형태’를 주제로 한 전체 회의와 토론이 열렸다.

〈다보스〓김세원특파원〉 claire@donga.com

▼회담장 안팎…개도국 대표 "선진국만 세계화 혜택"▼

세계 30여개국 정상과 정치 경제 학술 언론계 인사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5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된 세계경제포럼(WEF) 제31차 연차총회는 첫날부터 개도국 정치 지도자들이 ‘세계화의 그늘’을 비판하고 반세계화 시위가 예고되는 등 불안한 출발.

○…첫날 토론에서 개도국과 저개발국 대표들은 세계화가 대세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세계화가 선진국 이해에 따라 일방통행식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비난.

인도의 야슈완트 신하 재무장관은 “개도국에서는 세계화의 혜택이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현실로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벤저민 음카파 탄자니아 대통령은 “아프리카가 처한 현실에서 세계화는 경제적 격차 확대와 박탈감 심화를 의미하는 것일 뿐”이라고 성토.

프라트니 데 모라에스 브라질 농업장관도 “개도국이 세계화의 혜택을 누리려면 농산물 무역을 자유화해야 한다”면서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은 아직도 농가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지난해 다보스 회의때 1000여명이 몰려들어 격렬한 시위를 벌이는 바람에 곤욕을 치렀던 스위스 경찰당국은 시위 전력을 가진 반세계화 운동가 300명에게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리는 한편 차량과 열차에 대한 검문 검색을 강화. 본회의장 주변에는 철조망을 치고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병력을 배치했으며 시 외곽에도 600여명의 예비 병력을 대기시켜 만약의 사태에 대비.

이 같은 삼엄한 경계망 속에서도 25일 다보스에서 90㎞ 떨어진 고속도로에서 시위대 15명이 도로 봉쇄를 시도하다 전원 경찰에 연행됐으며 반세계화 단체들은 27일 대규모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공언해 당국은 긴장.

미 국무부는 올해도 격렬한 시위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자국민에게 다보스 여행을 자제하도록 권고.

○…스위스 라디오 인터내셔널사가 운영중인 한 인터넷 사이트는 다보스 시가지가 내려다보이는 산록에 대형 레이저 프로젝터를 설치해놓고 다보스 포럼을 비꼬는 네티즌의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다. 25일에는 포럼에 참석한 요슈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이 과거 경찰관을 폭행한 일이 있는 점을 꼬집어 “이번에 다보스 경찰관은 별일 없겠지요”라는 글을 내보내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다보스 포럼 개최 일정(25∼30일)에 맞춰 지구 반대편의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에서는 시민운동가와 개도국 정치인 3500여명이 선진국 중심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취지의 모임인 ‘세계사회포럼(WSF)’을 개최해 눈길.

〈박제균기자·다보스〓김세원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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