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부 서부 지진]학교건물 무너져 학생 70명 매몰

  • 입력 2001년 1월 26일 18시 28분


'절규하는 부모'
'절규하는 부모'
인도의 공화국 선포 51주년 경축일인 26일 인도 대륙과 파키스탄을 강타한 대지진은 특히 인도 서부와 북부지역에 큰 피해를 주었다. 진앙인 구자라트주에서는 수많은 집과 학교건물 등이 지진의 충격을 받자 거푸집처럼 무너져 내려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구자라트주의 부지에서는 건물 한 동이 무너지면서 150명이 콘크리트 더미에 깔려 모두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관리들이 전했다. 15만명이 살고 있는 이 도시의 집 90% 이상이 반파 또는 전파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지 페르난데스 국방장관은 이번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부지를 방문해 공군기지 등의 피해상황을 점검.

▼5층건물 3채 순식간 붕괴▼

○…구자라트주의 상업중심지 아마다바드(700만명 거주)에서는 이날 오전 30초 정도 지진이 지속되자 놀란 주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한 시민은 “우리 마을의 4, 5층짜리 빌딩 3채가 순식간에 무너져 수많은 사람이 깔렸다”며 발을 굴렀다.

아마다바드 서부의 마니나가르에서는 학교건물이 무너져 최소한 학생 70명이 매몰됐다는 보고도 있으며 대학건물이 무너져 19명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구호관계자들이 전했다. 아마다바드 외곽의 한 병원은 요란한 경적을 울리며 부상자를 실어 나르는 앰뷸런스로 붐볐으며 수백명의 부상자가 지르는 비명으로 뒤덮였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군과 구조당국은 밤 기온이 섭씨 7도로 떨어지자 집을 잃은 이재민들에게 담요 등을 나눠주는 한편 건물잔해에 불빛을 비추며 매몰자들을 구하느라 안간힘.

▼첨단 산업기지 타격 클듯▼

○…구자라트주는 스미토모 마쓰시타 제너럴일렉트릭 제너럴모터스 AT&T 그락소 지멘스 등 세계 유수의 초대형 다국적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인도의 경제 심장부로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외신들은 보도.

○…지진 발생 직후에는 60여명으로 알려졌던 사망자 수는 1시간 정도가 지나자 140여명으로 늘어났으며 10여분 뒤 AFP통신은 220명으로 사망자를 늘려 긴급 타전.

6시간 뒤 인도 PTI통신은 500명 이상, 곧 이어 AP 통신은 1000명 이상으로 보도하는 등 시시각각 사망자 수가 늘어나는 모습. 이는 지진이 워낙 광범위하게 발생한 데다 통신이 끊겨 집계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

▼공화국 선포일 참사▼

○…인도정부는 공화국 선포 51주년 기념식에 앞서 발생한 지진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압델아지즈 부테플리카 알제리 대통령, K A 나라야난 인도 대통령 그리고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 퍼레이드를 예정대로 진행.

○…뉴델리 소재 한국대사관의 홍지인 참사관은 26일 밤 본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뉴델리에서는 지진을 거의 감지할 수 없었다”면서 “인도에는 1700여명의 교민이 거주하고 있으나 대부분 뉴델리 뭄바이 등 대도시에 살고 있어 현재까지 확인한 바로는 교민 피해는 없다”고 말했다.

홍참사관은 “구자라트주에는 LG건설과 SK건설이 도로공사를 하고 있는데 전화로 확인한 결과 인명피해는 없었다”면서 현재 대사관 전직원이 비상근무중이라고 전했다.

▼미국 지질연구소 "규모 7.9 기록"▼

○…이번 지진은 인도 전역과 파키스탄, 네팔 일부 지역에 걸쳐 엄청난 피해를 주었다. 지진 발생지역이 너무 광범위해 지진의 규모에 관해 인도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외신 보도도 서로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AFP통신은 베이징발 신화통신사 보도를 인용해 이번 지진의 진앙은 구자라트주이며 지진 규모도 7.9였다고 보도. 미국 지질 조사연구소도 7.9로 측정.

인도 지진 참사 일지

일시장소진도사망자
1819. 6.16구자라트주 쿠치반도8.0 2,000
1897. 6.12메갈라야주 실롱고원8.7 1,542
1905. 4. 4히마찰 프라데시주 캉그라 계곡8.020,000
1934. 1.15인도-네팔 국경8.310,000
1950. 8.15아삼주8.5 532
1988. 8.21인도-네팔 국경6.5 1,000
1991.10.20우타 프라데시주 히말라야 기슭6.6 768
1993. 9.30마하라슈트라주6.3 7,601
1997. 5.22마드햐 프라데시주6.0 40
1999. 3.29우타 프라데시주6.8 100

<윤양섭기자·뉴델리 외신종합 연합>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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