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가 옥션의 지분 50%이상을 사들인 것은 우호적인 M&A으로 평가된다. 올해 국내 증시는 M&A를 하기에 유리하게 바뀌어 우호적이거나 적대적인 인수합병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M&A환경 유리해졌다〓종전에는 M&A를 ‘기업사냥’이라는 색안경을 쓰고 바라봤다. M&A전문가는 피도 눈물도 없는 ‘기업사냥꾼’으로 간주됐다. 최근에는 M&A에 대한 인식이 다소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긍정적으로 보지 않더라도 최소한 구조조정을 하는데 불가피하게 선택할 수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2000년에는 M&A가 376건(공정거래위원회 기준)으로 전년보다 48% 늘어났고 통신과 금융업종에서 크게 증가했다.
의결권 제한이 없는 사모 인수합병(M&A)뮤추얼펀드가 곧 등장하는 것도 크게 달라진 요소중 하나로 꼽힌다. M&A가 활성화되면 대주주의 이익만 챙기는 과거의 그릇된 관행이 크개 개선돼 기업의 경쟁력과 가치가 크게 올라갈 수 있다.
▽그린메일도 가능하다〓그린메일(Green mail)은 M&A 경쟁이 본격화된 대상기업의 주식을 사들여 기존 주주에게 비싸게 되파는 것을 말한다. 회사를 빼앗기기 싫거나 새 주주의 간섭을 받기 꺼리는 기존 주주에게는 ‘백기사’나 다름없다.
외국인투자자의 지분이 많은 반면 대주주의 지분이 적은 기업은 그린메일이 가능한 종목군으로 꼽힌다. 지분 경쟁과정에서 그린메일까지 가세할 경우에는 단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여지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신한증권 박동명연구원은 “삼성전자나 포항제철 현대전자 등 외국인 지분이 많은 종목들은 지분대결이 벌어질 경우 경영권 안정을 위해 지분을 추가확보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낮은 주가도 M&A테마 촉진〓M&A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의 주가가 장기간 조정을 받아 ‘낙폭과대’의 재료가 있는 점도 M&A테마주 부상에 촉매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 전체적으로는 지수 상승이 제한적일 전망이어서 M&A테마가 틈새주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한화증권 이창호선임연구원은 “작년에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의 많은 기업들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처럼 대주주들이 주가가 낮을 때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지분을 확보하는 일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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