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엿보기]스토브리그 팀별 명암

  • 입력 2001년 1월 2일 09시 37분


대형 프리에이전트 선수들의 진로가 대부분 결정이 되면서 서서히 스토브리그 정리가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

대형유격수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천문학적인 액수로 텍사스 유니폼을 입어 사람들의 입을 벌어지게 만들었고 투수 가운데 최대어로 평가받은 마이크 무시나는 양키즈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으며 생애 첫 월드시리즈 반지를 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아직까지 후안 곤잘레스, 데이빗 콘의 진로가 결정되지 않았고 저니 데이먼이나 데이빗 웰스 등에 대한 끊임없는 트레이드 루머들이 나돌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까지의 진행상황을 통해 이번 스토브리그를 정리해 보자.

이번 스토브리그를 통해 알찬 전력보강을 이룬 팀으로는 콜로라도 록키스, 텍사스 레인저스, LA 다저스, 뉴욕 양키즈가 손꼽힌다.

▼콜로라도 록키스▼

콜로라도가 이번 스토브리그 기간동안 촛점을 맞춘 부분은 마운드의 보강.

무려 1억 2100만불을 투자해 좌완 투수 마이크 햄튼을 영입했고 데니 네이글, 론 빌론 등 2명의 수준급 선발투수를 보강했다.

이 세명이 2000시즌 기록한 총승수만도 45승이나 되며 이로서 콜로라도는 그동안 취약점을 보여온 투수력을 보강하는데 성공해 내년 시즌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우승을 다툴수 있는 전력으로까지 상승했다.

쿠어스필드의 특성상 이들이 2000시즌만큼 활약해 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남지만 기존의 페드로 아스타시오, 요시이 마사토, 브라이언 보해넌 등과 함께 로테이션을 형성한다면 2001 시즌 콜로라도의 마운드는 메이저리그 어느 팀에게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탄탄해졌다.

특히 확실한 에이스 투수 햄튼의 영입은 콜로라도 마운드에 큰 시너지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되 햄튼이 쿠어스필드의 희박한 공기량을 극복한다면 투자한 돈 이상의 가치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 레인저스▼

프리에이전트 최대어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잡는데 성공했다.

무려 2억 5천만불 이상의 막대한 돈을 투자했지만 로드리게스의 영입은 팀전력이나 상업적인 측면에서도 텍사스에게 엄청난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다.

텍사스는 로드리게스 외에도 랜디 벨라데, 캔 캐미니티, 안드레스 갈라라가 등 즉시 전력감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을 영입해 메이저리그 최강의 타선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텍사스는 콜로라도와는 반대로 타자 위주의 선수보강에 주력해 팀의 투수력에서는 큰 진전을 보지 못한 점이 취약점으로 지적된다.

▼LA 다저스▼

2년 연속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보이며 데이비 존슨 감독을 해임하는 불상사까지 겪어야 했던 다저스는 이번 스토브리그 기간동안 투수력을 보강하는데 성공해 내년 시즌 다시 한번 지구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찬스를 잡았다.

다저스는 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은 대런 드라이포트와 재계약했고 10승 이상이 가능한 앤디 애쉬비를 영입하며 캐빈 브라운, 박찬호와 함께 막강한 선발진을 보유하게 되었다.

특히 2000시즌 부진의 결정적인 원인이 4, 5선발 투수의 부진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애쉬비의 영입은 다저스 전력이 뚜렷한 상승효과를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저스는 여전히 확실한 1번 타자감을 확보하지 못한 약점을 노출하고 있으며 선발 투수 전원이 우투수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뉴욕 양키즈▼

데이빗 콘을 잃었지만 대신 마이크 무시나를 얻어 선발진이 더욱 더 막강해졌다.

양키즈는 로저 클레멘스, 앤디 페팃, 올란도 에르난데스, 마이크 무시나 등 어느 팀에 가더라도 제 1선발 역할을 할 수 있는 4명의 투수로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하게 되 4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 목표에 기분좋은 첫발을 내딛었다.

양키즈의 조 토리 감독은 2001시즌 개막전 선발로 누구를 등판시켜야 하는지를 놓고 행복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전력보강에 성공한 팀과는 대조적으로 애틀란타나 볼티모어, 시애틀 등은 스토브리그 기간내내 큰 성과를 얻지 못해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올시즌 재기에 성공한 안드레스 갈라라가를 붙잡지 않은 애틀란타는 알렉스 로드리게스, 마이크 햄튼 등 목표했던 선수들의 영입마저 실패하며 최악의 스토브리그를 보냈다.

보스턴에서 자유계약 선수로 풀린 리코 브로냐를 영입했지만 브로냐에게 갈라라가의 위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듯.

더구나 선발투수감인 앤디 애쉬비, 테리 머홀랜드마저 프리 에이전트로 내보내 팀 투수력도 많이 약화된 상태이다.

애틀란타에게 다행인 점은 존 스몰츠가 다시 돌아온다는 점.

스몰츠가 부상에서 벗어나 예전의 기량을 회복해 준다면 그렉 매덕스, 탐 글래빈, 캐빈 밀우드와 함께 과거 막강했던 4인방의 전설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팀 프랜차이즈 최고의 스타인 마이크 무시나와의 재계약에 실패하며 언론의 혹독한 시달림을 당해야 했다.

볼티모어는 무시나의 대안으로 세인트루이스에서 자유계약으로 풀린 96시즌 사이영상 투수 팻 행트겐을 영입했지만 이미 전성기가 지나버린 행트겐이 무시나의 대안이 될 수는 없다.

더구나 볼티모어는 스토브리그 기간동안 유격수 마이크 보딕, 1루수 데이빗 세귀 등 30대의 노장들을 다시 영입하며 타선을 강화했지만 리빌딩에 들어가는 팀에게 이러한 노장들의 영입은 그리 달갑지 않은 현상이다.

▼시애틀 매리너스▼

팀의 간판타자인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재계약에 실패하며 팀타선이 크게 약화됐다.

2000시즌 시애틀은 로드리게스, 에드가 마르티네스, 존 올러루드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팀타선의 절발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큰 팀이었는데 이들 중에서도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로드리게스의 부재는 다음 시즌 시애틀 타선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애틀은 스토브리그 동안 일본 최고의 타자인 스즈키 이치로를 영입했고 자유계약선수인 브렛 분과 계약을 맺었지만 로드리게스의 공백을 메꾸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더구나 40살에 가까운 마르티네스의 많은 나이를 고려한다면 다음 시즌 시애틀 타자 중 한시즌에 30홈런 이상을 칠만한 거포를 쉽게 찾아볼 수 없어 장타력 부재가 치명적인 약점으로 남을 가능성이 많다.

김용한/ 동아닷컴 객원기자 from007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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