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포커스]'페야' 스토야코비치

  • 입력 2000년 12월 29일 18시 43분


스토야코비치
스토야코비치
백인들이 인종차별을 받는다고 호소 할 만큼 흑인들이 판 치는 북미프로농구(NBA).

NBA 29개팀 가운데 백인이 주전자리를 꿰찬 팀은 손에 꼽을정도로 적다.

하지만 서부컨퍼런스의 '신흥강호' 새크라멘토 킹스는 예외.

포인트가드 제이슨 윌리엄스를 비롯, 센터 블라디 디바치, 스몰 포워드 프레드레그 스토야코비치 등 주전 5명중 3명이 백인이다.

새크라멘토가 유독 백인들이 많은 특별한 이유는 없다.그들이 주전으로 뛸 충분한 실력을 갖췄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라면 이유.

그들은 29일 현재 소속팀을 서부컨퍼런스 1위에 올려 놓으며 실력을 증명하고 있다.

'화이트 초컬릿' 윌리엄스는 화려한 쇼타임을 줄인 대신 포인트가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며 팀을 안정감있게 조율하고 있다.

디바치도 골밑을 든든히 지키며 번득이는 패스로 동료들에게 찬스를 만들어 주는 등 자신의 득점보다는 팀플레이에 주력하는 맏형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리고 새크라멘토 공격의 '핵'으로 자리잡은 '페야' 스토야코비'

팀내에서 두번째로 많은 경기당 평균 18.3점을 기록중인 스토야코비치는 크리스 웨버(26.3득점)와 함께 새크라멘토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스토야코비치 최대강점은 2m6의 장신임에도 불구하고 '백인의 우상' 래리 버드를 연상시킬 만큼 부드러운 슛터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 또 수준급의 드리블과 패싱능력까지 겸비해 이제 22살에 불과한 그의 나이를 생각하면 발전가능성은 무한해 보인다.

유고 출신인 스코야코비치는 1996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4번으로 새크라멘토에 지명됐다. 당시 나이 19살.

하지만 95년부터 그리스의 프로팀인 PAOK에서 뛰고 있던 그는 NBA입성을 뒤로 미뤘다."아직 NBA무대에서 살아남을 실력이 안된다" 는 것이 이유였다.

스토야코비치는 훗날을 기약하며 그리스에서 착실하게 내공을 쌓았다.

97-98시즌 그리스 리그 MVP를 수상하며 자신감을 얻은 스토야코비치는 98년 그를 목빠지게 기다리던 새크라멘토에 합류했다.

하지만 출발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직장폐쇄 여파로 50경기만 치른 98-99시즌 대부분을 벤치멤버로 출전한 그는 평균 8.4득점, 3.0리바운드의 평범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스토야코비치는 오프시즌 동안 체력을 키우는데 힘쓰며 99-2000시즌을 준비했다. 그리스에서 지낸 3년동안 한시즌 30경기에 익숙했던 그의 몸이 82게임 모두를 소화하기엔 무리란 것을 절감했기 때문이었다.

충분히 체력을 단련하고 맞은 두번째 시즌. 스토야코비치는 조금씩 자신감을 회복했다. 루키시즌 38%에 머물던 야투성공률을 45%가까이 끌어올렸다.평균득점도 11.7점으로 늘었다.

그리고 데뷔 3년째인 2000-2001시즌. NBA무대에 완전히 적응을 마친 스토야코비치는 주전자리를 굳힌것은 물론 2년이나 자신을 기다려준 팀에 보답이라도 하듯 연일 맹활약을 펼치며 팀을 일약 우승후보로까지 부상시켰다.

스토야코비치는 올해 새크라멘토와 6년간 4500만불의 장기계약을 맺었다.새크라멘토가 그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는 대목.

그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높아질 것 같다.

내년이면 자유계약선수가 되는 크리스 웨버가 팀을 떠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

98년 부터 웨버를 중심으로 팀을 운영해온 새크라멘토가 그의 빈자리를 스토야코비치로 하여금 메우게 하면서 팀을 재건 시킬것이라는 시나리오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스토야코비치가 자신을 더욱 단련시켜 팀의 운명을 책임질 수 있는 진정한 리더로 성장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박해식/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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