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친정'울린 김경훈…상무에 2연승 안겨

  • 입력 2000년 12월 28일 18시 31분


상무의 세터 김경훈. 좀처럼 칭찬을 하지 않는 대한항공 한장석감독도 김경훈에게만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안정된 토스를 바탕으로 팀 플레이를 가장 잘하는 선수가 바로 김경훈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올 6월 김경훈이 상무에 입대할 때 한감독은 무척 아쉬워했다.

28일 상무와의 경기 전에도 박희상이 부상으로 결장한 상무보다는 대한항공의 전력이 한 수위라는 주위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한감독은 김경훈 때문에 못내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이날 경기가 시작되자 한감독의 걱정은 현실로 나타났다. 김경훈의 현란한 토스에 대한항공의 블로킹 벽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졌고 결국 블로킹 득점이 단 6점에 그쳤다.

반면 김기중 김종화 이상복 등 상무의 공격진은 김경훈의 토스를 앞세워 대한항공의 코트를 유린했다. 특히 라이트 이상복은 블로킹을 완전히 따돌려 주는 김경훈의 토스 덕택에 스파이크로만 16점을 올리며 팀내 최다 공격 득점을 기록했다.

경기가 끝난 뒤 한감독은 “경훈이 때문에 졌다”고 토로했고 김경훈은 친정팀을 이겼다는 미안한 마음에 한감독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다.

김경훈은 이날 토스뿐만 아니라 블로킹 2득점을 포함해 5점의 공격 득점까지 기록하며 상무의 2연승을 이끌었다.

첫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이종호의 중앙 공격과 상대 실책을 묶어 26대24로 따내며 기선을 제압한 상무는 여세를 몰아 2세트도 25대19로 가져왔다.

대한항공 이영택의 중앙 공격에 밀려 3세트를 23대25로 내준 상무는 마지막 4세트에서 초반부터 계속 앞서나가며 대한항공의 추격을 19점에 묶어 놓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여전히 주포 윤관열이 세터 이성희의 빠른 토스에 적응하지 못한데다 박선출도 트레이드마크인 중앙 속공의 위력을 되찾지 못하며 2세트 초반 벤치로 물러나는 등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첫 패배를 당했다.

<이현두·주성원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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