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 업]부시 前대통령 "아들에게 훈수 않겠다"

  • 입력 2000년 12월 25일 21시 05분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24일 그의 아들인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선자가 내년 1월 취임하면 대통령의 아버지로서 만족할 뿐 훈수를 두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ABC 방송의 ‘이번 주(This Week)’ 프로그램에 출연한 부시 전 대통령은 사회자인 샘 도널드슨이 부시 당선자에 대한 훈수 여부를 묻자 “나는 대통령으로서 일할 기회가 있었고 이제는 내 아들의 차례”라며 “앞으로 공식석상에 나서지 않고 차기 행정부를 생각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역사상 두 번 째로 부자가 모두 대통령이 된 데 만족한다며 “대통령 취임식 때 벅찬 감격을 주체하지 못할 것 같아 가급적 식장의 뒷자리에 앉으려 한다”고 말했다.

부시 부자는 2대 존 애덤스 대통령과 6대 존 퀸시 애덤스대통령에 이어 2번째 부자 대통령이 된다.

부시 전 대통령은 또 부시 당선자와 동생인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가 민주당 후보였던 앨 고어 부통령을 낙선시키기 위해 공모했다는 민주당측 주장은 터무니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부시 당선자가 대통령이 될 만큼 지적수준이 높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선 “만일 내 아들이 멍청하다면 미국에서 2번째로 큰 텍사스 주에서 어떻게 70%의 지지를 얻어 주지사로 선출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부시 전대통령은 대선 기간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이 부시 후보를 비판하자 “자꾸 그러면 나도 클린턴의 인간적 됨됨이에 대해 입을 열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등 적극적으로 아들을 두둔해왔다.

그는 최근 엉덩이 관절 교체 수술을 받았음에도 “80세(2004년) 생일에 스카이다이빙을 하겠다”고 호언, 한차례 노익장을 과시한 바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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