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뜨겁다]"김중권대표 개혁 좌초시킨 사람"…안동선의원 정면비난

  • 입력 2000년 12월 21일 18시 54분


민주당의 김중권(金重權)대표 체제가 출범 직후부터 당내 일부 중진들의 ‘비토’와 초재선의원들의 ‘개혁노선’ 요구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첫 포문은 21일 4선의 안동선(安東善)의원이 터뜨렸다.

안의원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대표 지명은 집권세력의 정통성이 전혀 없는 ‘제3의 정당’의 출현이며 국정개혁 추진을 기대했던 국민의 바람과는 거리가 먼 인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당내에서 지도부를 흔드는 집권여당은 처음 봤다. 앞으로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라는 김대표의 대표지명 당일 일성(一聲)이 순간 무색해지고 말았다.

그는 심지어 김대표에 대해 “군사정권 하에서 민주화세력을 탄압하다 권력교체시기를 기회로 포착, 변신을 거듭해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이 된 것까지는 백번 양보해 이해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그는 비서실장 재직시 ‘동진(東進)정책’ 등 수구 기득권 세력과의 명분 없는 타협을 주장했고 ‘옷 로비 축소은폐사건’ 때도 대통령을 잘못 보좌해 개혁을 좌초시킨 사람”이라고까지 퍼부었다.

안의원의 포문은 최근의 당개편 과정에서 3, 4선의 중진들이 소외되고 있는 데 따른 불만토로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개혁이 ‘우유부단함과 기득권세력과의 타협’으로 사실상 좌초했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왜 권노갑(權魯甲)전최고위원 한 사람이 민심이반의 책임을 져야 하느냐”고 따졌다.

안의원은 이날 청와대의 면담요청도 뿌리친 채 “국민이 원하는 개혁과 변화가 없을 경우 결연히 당을 떠나겠다”고까지 했다. 3선인 이윤수(李允洙)의원도 “후임 당직개편과 관계없이 탈당을 생각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일부 초재선의원들의 ‘개혁론’도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정범구(鄭範九)의원 등 10여명의 초재선의원들은 “개혁정책을 통한 민심회복이라는 요구가 대표인선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만큼 당 3역 개편에서라도 이같은 기조가 반영돼야 한다”고 당지도부를 압박했다.

이들은 당직개편 후에도 ‘행동’을 통해 김대표체제가 ‘안정 속의 개혁포기’로 흐르지 않도록 견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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