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교가]공관송년회 '따뜻한 위로잔치'

  • 입력 2000년 12월 21일 18시 35분


올 해 들어 주한외교 사절들이 공관별로 자국을 홍보하고 교민을 위로하는 연말 행사가 부쩍 활기를 띠고 있다.

▼美대사관 한국인 직원에 경품▼

스티븐 보즈워스 주한 미국대사는 15일 오후 4시부터 대사관저에서 한국에서의 마지막 송년모임을 개최했다. 제목은 ‘크리스마스―송년 파티’. 한 해를 결산하는 이 모임은 대사관 직원과 가족은 물론 대사관 건물을 경비하는 해병대원들까지 참여하는 매머드 행사. 400여명에 달하는 참석자들은 이역만리에서 근무하는 외로움을 달래며 서로 온기를 나눴다. 송년 파티에서 보즈워스 대사는 한해 동안 사회 각계로부터 받은 선물을 한국인 직원에게 하나씩 나눠주는 경품행사를 벌여 흥을 돋웠다.

▼'한-불써클회' 보육단체에 성금▼

좋은 일을 많이 하기로 소문난 ‘한―불 써클회’의 송년모임은 18일 대사관저에서 열렸다. 주한 외교사절 부인들과 한국 여성은 물론 프랑스 외교관 부인들이 주 회원인 ‘한―불 써클회’는 한해를 회고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크리스틴 보즈워스 미 대사부인 등 100여명의 회원은 프랑스인 선교사들이 운영하는 보육 단체에 성금과 선물도 전달했다. 올해 프랑스 대사관의 송년모임은 장 폴 레오 대사가 업무차 귀국해 내년 1월17일로 미뤄졌다.

▼독일, 어린이 100명 초청 산타행사▼

독일대사관의 연말은 어린이를 위한 행사로 시작됐다. 6일 대사관 직원이 변장한 니콜라우스(산타클로스)가 대사관저를 방문한 100여명의 독일 어린이에게 일일이 선물을 나눠주며 성탄의 기쁨을 나눴다. 독일대사관측은 매년 미리 학부모에게 어린이들이 원하는 선물과 한해 동안의 잘잘못을 들은 뒤 12월 첫째 수요일에 ‘니콜라우스의 날’ 행사를 열고 있다.

인도네시아 대사관은 매년 11월27일 시작된 라마단(이슬람교의 금식)행사가 12월26일 끝나면서 주요 명절이 시작된다. 라마단 한달간 이슬람교도는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식음을 아예 전폐한다. 27일 아침이 되면 인도네시아 대사관저에 500여명의 직원과 교민이 전통복장을 하고 모여 합동 예배를 드린다. 참가자들은 이어 전통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친구나 이웃과 덕담을 주고받는다. 행사가 끝나면 서로의 집을 방문해 송구영신(送舊迎新)의 정을 나누기도 한다.

▼일본, 대사부인이 음식마련 회식▼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에서는 22일부터 8일 동안 ‘하누카’ 명절을 맞이한다. 유대교를 믿는 이스라엘 사람들은 크리스마스를 명절로 여기지 않기 때문에 하누카가 가장 큰 송년행사. 이 명절 때는 집집마다 촛불을 켜고 성전을 되찾은 날을 기린다. 본국의 주요 공공 건물에도 대형 초가 9개 달린 ‘하누카 촛대’에 불을 켠다. 대사관측은 이 명절을 한국사람들과 이해의 폭을 넓히는 자리로 활용하고 있다. 아비빗 바일란 문정 과학공보관도 한국의 지인들을 초청해 조촐한 촛불 켜기 파티를 열 계획이다.

일본 대사관 송년모임은 8일 데라다 데루스케(寺田輝介)대사 부인이 정성껏 마련한 저녁식사를 함께 하면서 아셈회의 때 고생한 대사관 직원들을 위로했다. 120여명에 달하는 일본인 및 한국인 직원은 식사를 마친 뒤 게임과 노래잔치로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백경학·이종훈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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