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에 부는 야오 밍 열풍

  • 입력 2000년 12월 17일 21시 27분


"4년안에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다" -필라델피아 세븐티 식서스 래리 브라운 감독.

"내가 본 최고의 선수 2명은 카림 압둘자바와 아르비다스 사보니스였다. 지금의 야오는 분명 그들보다 처진다. 하지만 그가 NBA에 발을 들여 놓는다면 얼마나 대단한 선수로 성장할지 가늠하기 조차 힘들다" - NBA 칼럼니스트 빌 월튼

농구 종주국 미국이 아시아의 한 젊은이에 열광하고 있다.

주인공은 약관의 중국 농구선수 야오 밍(224cm).

미국의 스포츠전문 채널인 ESPN이 격주간으로 발행하는 ESPN 매거진 최신호(12월 25일자)는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출신 선수인 야오 밍을 표지모델로 선정,'야오 밍 열풍'을 반영했다.

야오 밍은 이잡지가 선정한 '차세대 유망주' 가운데 최고의 선수로 꼽혔다.

ESPN 매거진은 8페이지에 걸쳐 야오 밍에 대해 소개하면서 "만일 내년 6월에 있을 2001년 NBA 드래프트에 야오 밍이 응시한다면 1라운드 1번으로 지명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야오 밍이 화제의 중심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요인은 지난 시드니 올림픽에서의 인상적인 활약을 꼽을 수 있다.


시드니 올림픽 예선 1차전.야오밍이 미국 '드림팀4'의 센터 알론조 모닝이 슛을 던지려하자 블록 슛으로 막아내고 있다

야오 밍은 시드니 올림픽 예선 첫 경기에서 만난 미국 남자농구대표팀 '드림팀4'와의 경기에서 '수퍼스터' 빈스 카터와 게리 페이튼의 슛을 멋진 블록슛으로 막아내며 드림팀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었다

미국이 119:72로 승리한 이날 경기에서 야오 밍은 후반 초반 5반칙으로 물러났지만 세계 최고의 농구선수들로 구성됐다는 드림팀선수들과 거의 대등한 기량을 보여줬다.

당시 드림팀을 이끌었던 래리 브라운감독은 그의 플레이를 보고 "4년안에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야오밍의 가능성은 일찌감치 예견됐다.

지난 97년 세계적인 스포츠메이커인 나이키와 스폰서 계약을 체결한 야오 밍은 그해 나이키가 인디애나폴리스에서 개최한 올 아메리칸 캠프에 참가했다. 이캠프에 참가했던 선수 200명은 미국내에서 가장 전도 유망한 꿈나무들이었다.

야오 밍은 쟁쟁한 40명의 센터 중 2번째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산타바바라로 이동해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 캠프에 참가한 야오 밍은 매일밤 조던으로부터 농구상담을 받는 행운을 안았다.

캠프가 진행되던 어느날 조던과 1:1 대결을 펼치던 야오 밍이 3점슛을 성공시킨 조던으로부터 장신인 자신은 먼거리에서 슛을 못쏠거라는 놀림을 듣고 그 자리에서 곧바로 3점슛을 성공시킨 일화는 유명하다. 조던은 그가 3점슛을 성공시키는 모습을 보고 "와! 저 거인이 슛을 쏠줄 아네" 라고 외치며 그의 재능을 인정했다.

그러나 야오 밍이 내년시즌 당장 NBA에 입성 할 수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댈러스 매브릭스로부터 지명을 받았던 왕 지지가 중국내 소속팀이었던 중국 인민해방군의 반대로 꿈을 이루지 못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야오 밍이 NBA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왕 지지와 마찬가지로 소속팀인 상하이 샥스 구단과 중국 농구 연맹, 중국 농구 협회 등으로부터 차례로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 야오 밍이 "육체적으로 보다 성숙해지고 경험도 쌓일 3~4년 후쯤에 NBA에 진출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농구무대를 아시아의 청년이 호령 할 날이 멀지않은 것 만은 확실해 보인다.

박해식/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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