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일산 초고층 주상복합 재추진 논란

  • 입력 2000년 12월 11일 18시 39분


《경기 고양시가 일산신도시 백석동출판문화단지 예정부지에 최고 55층 높이의 초고층 주상복합건물 신축을 허용하는 방안을재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7월에도고양시가 사업을 추진했다가 일산 주거 여건 악화와 지역난개발등을 우려한 지역주민과시민단체의 거센 반발로 무산됐다.이에 따라 올해 내내 러브호텔로공방전을 치렀던 고양시와일산신도시 지역주민간에 또 한차례공방전이불가피할 전망이다.》▽변경안 내용〓사업시행자인 ㈜요진산업은 일산구 백석동 일대 3만3000평 부지에 짓기로 한 사업계획을 축소 조정, 건물 용적률(부지면적 대비 건물총면적)을 700%에서 350%로 대폭 낮추고 주거용과 상업용 건물비율도 ‘2 대 8’에서 ‘8 대 2’로 바꿨다.

또 당초 55∼41층, 10개동을 짓기로 한 건물 규모도 55층 1개동과 25∼35층 10개동으로 축소하고 아파트도 3500가구에서 2500가구로 크게 줄였다.

요진산업 관계자는 “이같은 수정안은 서울시의 일반상업지역 내 용적률 허용치(480∼500%)보다 낮은 것”이라며 “국제 벤처 비즈니스센터와 시민홀, 화훼전시장, 관광전망대 등을 설치해 일산신도시에 부족한 자족기능을 보완할 수 있는 개발사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양시는 이같은 수정안을 그대로 수용, 최근 경기도 제2청에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제출했다. 경기 북부를 관할하는 경기도 제2청은 이에 대해 “그동안 특혜시비와 감사원 검찰의 내사가 잇따랐던 사업인 만큼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주민 및 시민단체 입장〓사업내용이 축소됐지만 자족기능이 부족한 일산에 대규모 주거시설이 들어서면 도로나 상하수도 부족 등 생활기반시설 부족에 따른 주거여건 악화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에 지구단위계획이 변경될 경우 비슷한 계획변경 요구가 잇따르고 이에 따른 난개발이 불가피하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일산에서 지구단위계획 변경 신청이 1건에 불과했으나 요진산업의 변경 신청 이후 모두 9건의 변경 신청이 제출된 상태다.

김범수 고양시 시의원(34·백석동)은 “9월 주민 9900여명이 주민투표를 해 89%가 반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이를 경기도에 제출하고 시민단체와 연대해 반대운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과〓이 부지는 당초 토지용도가 유통업무시설용지로 지정돼 출판문화단지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출판문화단지 사업부지가 파주로 확정되면서 10년간 방치되자 사업시행자인 토지공사와 관리를 맡은 고양시가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부동산개발업체인 요진산업은 98년 이 부지를 매입한 뒤 55층 높이의 주상복합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요구했고 고양시는 이를 받아들여 올 7월4일 변경안 승인을 경기도 제2청에 요청했다.

지역주민과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을 의식한 경기도 제2청은 사업계획이 일산신도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평가하라는 지시와 함께 변경안 재검토 지시를 내렸다.

<고양〓이동영기자>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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