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모래판에 눈물쏟은 '바람의 사나이'

  • 입력 2000년 12월 11일 13시 37분


바람의 사나이, 모래판의 황태자, 모래판의 지존 등의 다양한 별명을 지니고 있는 이태현이 4번째 도전 끝에 드디어 천하장사 패권을 차지했다.

이태현이 지난 10일 안양에서 열린 2000 천하장사씨름대회에서 결승전에 올라 황소 김경수를 3-0으로 제압하고 꽃가마에 오른 것. 국내씨름대회 중 최고의 대회로 불리는 천하장사씨름대회답게 우승상금도 무려 3000만원.

94년 9월 이후 6년3개월여만에 다시 천하장사 타이틀을 찾은 이태현은 우승이 확정되자 감격의 눈물은 쏟고야 말았다.

94년 이후 유난히 천하장사와는 인연이 없었던 이태현은 결승에 올랐던 96년에는 김경수에게 패했고 98년과 99년에는 김영현에게 연거푸 무릎을 꿇으며 좌절을 맛봐야만 했다.

이로써 이태현은 통산 331승을 기록, 종전 황대웅의 갖고 있던 329승의 기록을 경신하며 모래판 최다승의 기록을 세우게 되었다. 또 지난달 양산에서 이만기(현 인제대 교수)가 갖고 있던 통산 최다상금 기록을 넘어서기도 했었다.

결승에 오르기 전 준결승에서 라이벌 김영현과 맞붙었던 이태현은 예상과 달리 밧다리와 들배지기로 2-0으로 손쉽게 승리하며 우승을 예고했다. 결승에서도 팽팽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와 달리 다양한 기술을 발휘하며 승리, 새 천년 마지막 모래판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무릎 부상으로 올해 단 한번도 지역장사 타이틀조차 따내지 못했던 이태현이 천하장사 3연패를 노리는 김영현과 뚝심의 김경수마저 차례로 모래판에 쓰러뜨리며 우승한 것은 내년 시즌 그의 활약을 기대케 하고 있다.

절대강자가 없는 새 천년의 씨름판에서 과연 내년에는 어떤 선수가 모래판의 새 강자로 떠오를 것인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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