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데이콤 파업사태 장기화될 듯…노조 장외투쟁돌입

  • 입력 2000년 12월 7일 11시 52분


데이콤 노동조합은 7일 직장폐쇄 조치를 비난하며 LG그룹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장외투쟁에 들어간다는 방침을 밝혔다.이에 따라 데이콤 파업사태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한달째 파업을 계속하고 있는 데이콤 노조는 7일 회사측의 직장폐쇄는 파업을 장기화시켜 노조를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도로 LG그룹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장외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미 발생하고 있는 조그만한 서비스장애외에 시외전화등 주요부분의 서비스 장애발생도 우려되고 있다.

한편 이날 노조측의 강경대응 방침발표로 데이콤의 주가는 오전 11시 41분 현재 전날에 비해 2900원 떨어진 4만1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노조측 입장=이번 직장폐쇄 결정을 노조 무력화 공작으로 보고있다. 노조 김진호 상황실장은 “직장폐쇄로 달라지는 것은 없다. 이미 마련된 파업 프로그램을 그대로 진행 할 것이다”며 “사측의 공격적 직장폐쇄로 장기 파업을 생각하고 있다. 오늘 오후 교육시간에 이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이번 직장폐쇄의 장본인을 LG그룹으로 지목하고 LG그룹에 대한 장외투쟁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측 입장=데이콤 사측은 노조측의 방해로 업무가 원활하지 않고 서비스가 지연돼 직장폐쇄를 신청하게 됐다는 입장이다.회사측 관계자는 "이 조치로 파업과 관련된 문제가 빨리 해결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하면서도 "결국 협상이 타결되거나 파업이 끝나야 직장폐쇄가 풀릴 것이다”고 밝혀 먼저 직장폐쇄를 철회할 의사가 없음을 나타냈다.

▲서비스 장애 우려=파업이후 데이콤의 시외전화 수신자 부담 서비스에 두 차례 장애가 발생했다. 2주전에는 전자문서결제서비스(EDI)에도 장애가 발생했고 6일에는 민원서류발급서비스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전면 중단됐다..

이에 대해 노조측 관계자는 “파업인력이 방해해서 생긴 장애가 아니다. 회사측에서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며 “앞으로도 관리 인력 부족 등으로 장애가 계속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회사측은 수차례의 서비스 장애를 인정하면서도 근본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사측 한 관계자는 “서비스 장애는 항상 발생한다. 오히려 평상시보다 적게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서비스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파업배경=이번 파업은 LG그룹이 데이콤에 6조5천억원을 투자하는 문제와 3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무산, 데이콤의 LG인터넷 채널아이 사업권 인수 등이 쟁점이다.

노조측은 ▽채널아이가 3년간 누적적자가 311억원이나 되는 부실덩어리며 데이콤에 프리미엄 명목으로 261억원을 받고 사업권을 판 것은 ‘떠넘기기’일 수 밖에 없다는 것 ▽ 6조5천억원 지원약속을 어겼다는 것 ▽이사회 결의를 통해 결정된 올해 3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거부해 경영 악화를 가져왔다는 것 등을 파업의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반해 회사측은 ▽6조5천원억 지원방침은 자체자금조달, 사채발행 등 여러 가지 방안이 이사회에서 결정될 것이고 ▽유상증자는 나스닥 시장 상황이 나빠 차선으로 이를 비롯한 다른 대안을 검토중이며 ▽채널아이 사업권 인수는 태평양감정평가기관, 안건회계법인 등이 공정한 가격을 산정했고 이에 따라 매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업경과=노조는 이날 오후 지난 4일 17차 협상의 결렬, 서비스 장애 문제 등으로 데이콤이 6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직장폐쇄를 신고함에 따라 노조측은 파업이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하고 7일 오후 노조원 교육 시간에 이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지난달 8일부터 시작된 파업에서 노조는 채널아이 사업권 재양도, 부당내부거래 금지, LG계열사간 부당인력교류금지, 유상증자등을 주장했다. 또 9.5~14.5%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는데 이런 입장은 현재까지도 변함없다.

노조와 사측은 지난 4일 17차 협상에서 노조측 요구사항에 대해 잠정적인 합의를 보았으나 임금인상 폭과 인사제도 등에 관해서는 의견차가 여전해 협상은 결렬됐다.

이 결과로 사측은 직장폐쇄를 결정했고 노조는 이에 상관없이 계속 파업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데이콤 주가=6일 직장폐쇄 신고 후 7일 데이콤 주식은 오전 11시 41분 현재 전날종가에 비해 2900원 하락한 4만1100원에 거래됐다.

대신증권 이정철 연구원은 “서비스에 당장 장애는 없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장기적으로는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고 주가가 떨어진 것 같다”며 “이번 파업과 직장폐쇄는 LG측에 좋을 것이 하나도 없고 IMT-2000사업권 선정에도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양희웅<동아닷컴 기자>heewo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