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고등어 착각에 애꿎은 김…

  • 입력 2000년 12월 5일 21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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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등어에 의한 김양식장 피해는 고등어가 김을 자연산 해조류로 착각한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5일 국립수산진흥원에 따르면 최근 부산 연안의 수온이 상승해 고등어떼가 장기 체류하면서 부산 강서구 녹산동과 명지동 일대 김양식장에서 고등어가 양식 김을 뜯어먹는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작은 고기나 플랑크톤 등 주로 동물성 먹이를 먹는 고등어가 홍조류인 김을 먹는 사례는 그동안 학계에 보고된 적이 없었다.

이에 따라 수산진흥원은 김양식장 부근의 고등어를 채집해 검사한 결과 배 속에서 다량의 김이 발견돼 처음에는 먹이감이 부족해진 고등어가 김양식장을 ‘공격’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채집한 고등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배 속에 있는 김이 제대로 소화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고등어가 김을 먹고 정상적으로 체내에 흡수시켰다고 볼 수 없었다는 것.

수산진흥원은 고등어가 자연산 해조류에 붙어있는 플랑크톤이나 미생물을 먹기 위해 해조류를 먹는 경우가 간혹 있었던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밧줄에 매달려 있는 김을 자연산 해조류로 착각해 뜯어먹은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산진흥원 관계자는 “지능이 낮은 고등어가 자연산 해조류와 비슷한 양식 김을 먹은 뒤 먹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도 이를 기억하지 못해 계속 먹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석동빈기자>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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