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포커스]NBA '떠벌이' 게리 페이튼

  • 입력 2000년 11월 30일 21시 47분


날 막을순 없어
날 막을순 없어
감독을 몰아낸 NBA 최고의 포인트가드 게리 페이튼(32).

1m93,82kg의 페이튼은 조금 야위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리그에서 가장 강인한 선수이다.

그의 별명은 “The Glove(장갑)”.예전 피닉스 선스와의 경기에서 지금은 은퇴한 케빈 존슨(전 피닉스 포인트가드)과 1:1 메치업을 벌인 페이튼. 마치 야구선수의 손에서 글러브가 떨어지지 않 듯 찰거머리처럼 존슨을 밀착수비하는 모습을 본 그의 사촌이 전화로 페이튼에게 '글로브'같았다고 말한 것이 유례다.

루키시절 등번호는 2번. 하지만 다음 시즌부터 20번으로 바꿨다.

가장 어려운 상대는 유타 재즈의 존 스탁턴.

LA 레이커스에서 백업센터로 뛰는 그렉 포스터와 고등학교시절 같이 뛰었다.

그리고 5살 아래인 제이슨 키드(피닉스 선스)는 동네 후배.오클랜드에서 자란 페이튼은 동네 놀이터에서 어린 키드를 상대로 때론 가리치고 때론 좌절도 시키면서 그를 단련시켰다.

페이튼은 7년에 8500만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시애틀구단을 위해 뛰고 있다. 이번시즌 그의 연봉은 1220만달러.

1996년과 2000년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얼마전 자신과 말다툼을 벌인 폴 웨스트팔감독을 짤리게 만들었다.

▽시애틀 수퍼소닉스에 합류하기 까지: 오클랜드에 있는 스카이라인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오레곤 주립대학에서 4년을 뛰었다. 90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번으로 시애틀의 지명을 받았다.

▽스타일: 페이튼은 NBA에서 최고의 트레시 토커로 꼽힌다. 페이튼은 경기내내 상대방을 향해 쉴 새 없이 혀를 놀린다. 그리고 게임이 끝날 때 까지 상대방 코 앞에서 한치도 떠나지 않는다.

페이튼은 경기장 안에서 아무도 존경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자신이 최고라고 믿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존경을 받았던 전성기의 마이클 조던 조차도 그에겐 단지 한명의 경쟁자에 지나지 않았다.

페이튼은 능글능글 한 표정으로 냉소적인 웃음을 지으며 깔보듯이 상대방을 응시한다. 그의 이런 모습은 코트에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대방에겐 엄청난 위협이다.

하지만 정말 무서운 점은 페이튼이 너무나 뛰어난 실력을 지녔다는 것이다 . 그는 코트 어느 곳에서나 3점 슛을 성공시킬 수 있다.누가 수비를 하든 골밑을 파고들 배짱과 능력이 있다.

페이튼은 공수양면에서 모두 공격적이다. 그는 공을잡으면 다양한 경로로 바스캣을 공략한다. 또 상대의 몸에 바짝 붙어 빠른 손놀림으로 공을 가로채거나 기민한 발놀림으로 전진 할 한치의 공간을 허용하지 않고 실책을 유도한다.

하지만 페이튼을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인정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기적이지 않은 선수라는 것이다.

자신이 공격기회를 잡았다고 할지라도 더좋은 위치에서 오픈찬스를 잡은 동료를 발견하면 그는 미련없이 그곳으로 패스를 건낸다.

▽숫자로 본 페이튼: 페이튼은 4차례 올스타 게임에 출전했다. 5차례 NBA 올 디펜시브 퍼스트 팀에 선정됐고 98년 NBA 퍼스트 팀에도 선발됐다. 그리고 올림픽에도 2차례 참가했다.

통산 802게임에 출전해 경기당 평균 17.2득점, 7.1어시스트, 2.23 스틸을 기록 하고 있고 지난 11시즌에서 단 2게임만 결장했다.

2000-2001시즌은 30일 현재 득점 8위(24.4득점), 어시스트 4위(8.4개), 스틸 6위(2.00개)를 달리고 있다.

▽비교할 만한 선수: 오스카 로버트슨. NBA 역사상 가장 위대한 50인 중 한명인 '빅O' 로버트슨은 역대 포인트 가드 중 가장 많은 득점(14년 통산 26,710득점)을 기록한 선수다. 또 9,887개의 어시스트와 평균 7.5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데뷔해인 60-61시즌 부터 12차례 올스타전 연속 출전, 9차례 NBA 올 퍼스트팀의 화려한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로버트슨은 트레시 토크를 하지 않았고 키도 페이튼 보다2.5cm 더 컸다.그러나 로버트슨처럼 득점,어시스트, 리바운드,수비에서 고루 활약하며 게임을 지배할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 포인트가드는 은퇴한 매직 존슨을 제외하면 페이튼 밖에 없다.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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