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탐방]충북 청원 떼제베CC

  • 입력 2000년 11월 29일 18시 48분


올해 이루지 못한 일이 하나 있다.

제대로 된 ‘54홀 라운딩’을 해보고 싶었는데 끝내 ‘미수’에 그친 것이다.

1월1일 27홀, 4월5일 36홀을 돌았기 때문에 해가 가장 긴 한여름 꼭두새벽에 첫 티샷을 날리면 가능하리라고 생각했었다.

17년전 한 골프장에서 우연히 친구들을 연속해서 만나 정확하게 54홀을 돌지는 못했지만 하루에 연속 3라운드를 돈 적이 있어 감히 욕심을 냈는데 이루지는 못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꼭 해보리라 다짐해본다. 바로 충북 청원 떼제베CC가 있기 때문이다. 잔디가 제 자리를 잡기까지 증설된 9홀 오픈을 내년 3월로 미루고 있는 떼제베CC는 내년이면 27홀 골프장으로 탈바꿈한다. 절호의 기회가 아닐수 없다.특히 전체 홀에 조명시설을 완비해 해가 떠있는 시간은 문제가 안된다.

다만 내년이면 나이 60이 되다보니 과연 체력이 버틸수 있을지가 마음에 걸린다. 또 하나는 매년 핸디가 후퇴하다 보니 구력 23년이건만 요즘은 잘 쳐야 80대 중반이고 80대후반과 90대 초반을 넘나들고 있으니 제 풀에 꺾여 포기하지는 않을지다.

하지만 떼제베CC에서는 꼭 이룰 것 같다. 항상 새롭고 도전의욕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아일랜드 홀’인 11번홀(파3·177야드)의 파도물결같은 그린은 정말 인상적이다. 정확한 티샷은 기본이고 해가 떠있는 방향에 따라 착시가 일어나 퍼팅라인을 읽기가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다.

어느 골프장이든 설계자가 심혈을 기울이듯 마지막 18번홀은 그야말로 승부처다. 왼쪽으로 굽어지는 파5홀인 이 홀은 거리(576야드)도 만만치 않다. 페어웨이 왼쪽에 입을 벌리고 있는 벙커들은 표고차 10m의 내리막 홀인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넘길수 있는 거리다. 하지만 일단 빠지고 나면 연속해서 100m넘게 마치 뱀처럼 연결돼 있는 ‘벙커행 사슬’을 끊기 어렵다.

항상 기대에 찬 마음으로 클럽하우스에 도착하면 품격있고 중후한 유럽풍의 귀족적인 떼제베CC의 클럽하우스.

전체 홀을 한눈에 관람할수 있는 탁 트인 전망을 지닌 그곳에서 내년에는 ‘54홀 라운딩 축배’를 들수 있기를 기대한다.

박광식(목원대 총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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