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뉴리더 한미銀 최대주주 美 칼라일 김병주 회장

  • 입력 2000년 11월 29일 18시 48분


“새 집의 주인이 된 지난 2주밖에 안됐어요. 아직 새집을 제대로 둘러보고 흠집을 수선하는 일도 못했습니다. 또 다른 새집을 둘러보는 건 조금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요”

미국계 투자펀드 칼라일의 아시아지역 김병주(37)회장. 이달 초 칼라일―JP모건 컨소시엄이 한미은행에 4447억원을 투자, 40.1%으로 최대 주주가 되도록 한 주역인 그는 합병이 신중히 이뤄져야 함을 강조했다.

“합병만이 자산을 키우는 방법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원칙적으로는 합병을 반대하지 않지만 어떤 경우이든 주주가치를 높이는 일이어야 합니다. 또 합병 자체보다는 누구와 합병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현재 주주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대상자를 물색하고 있습니다”

하나은행과의 합병에 대해서는 “좀 더 두고보자”며 “우선은 한미은행의 주가를 올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칼라일펀드를 투자차익을 챙기는 ‘뜨내기’가 아니라 경영전략까지 확실히 지원해 기업이 어느 궤도에 오르면 확실한 오너에게 프레미엄을 얹어 되파는 투자펀드임을 강조했다.

김회장은 “한국시장은 특히 제조업 분야의 기초가 튼튼해 투자가치가 높다”며 “현재 한국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내년말이면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비일본권 아시아지역에서 한국의 투자 비율은 약 40%에 이른다.

최근에도 씨티그룹의 투자펀드인 CVC 등과 대우통신의 정보통신분야도 인수했으며 비밀리에 3건의 큰 건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김회장은 중학교때 도미, 하버드경영대학원(MBA)을 마치고 미국 뉴욕과 홍콩 등에서 골드만삭스 살로몬스미스바니 등에서 금융업무를 익혔다. 박태준 전 총리의 막내 사위이기도 하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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