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ile&Politics]공적자금 설명자료 1쪽에 3조원?

  • 입력 2000년 11월 28일 18시 56분


“한 쪽에 3조원 짜리 자료네.”

정부가 40조원 규모의 2차 공적자금에 대한 국회 동의를 요청하면서 보내온 재정경제부의 세부설명자료가 14쪽에 불과하자 국회 안팎에선 이런 비아냥거리는 얘기가 나왔다. 142조원의 예산안(특별회계 포함) 관련자료는 비공식적인 자료를 제외하고도 3115쪽이나 되는데 비해 공적자금 설명자료가 너무 부실하기 때문.

야당 의원들은 당장 “정부의 무성의한 태도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부실한 자료로는 구체적 산정기준이나 사용계획을 알 수 없어 도저히 심의가 불가능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세부내용은 물론 목적과 근거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는 예산안 자료와 비교할 때 공적자금 설명자료는 예상소요 내용이 조 단위로 개괄적으로 정리돼 있고, 산정근거 등에 대해선 아예 언급조차 돼 있지 않다는 것.

야당 의원들은 정부측에 상세한 추가자료를 요구했으나 28일까지도 아무런 답변이 없다고 전하고 “정부가 사실상 ‘백지위임’을 받으려는 게 아니냐”며 흥분했다.

국회사무처의 한 관계자는 “그나마 처음엔 재경부가 2쪽 짜리 동의안만 달랑 국회에 보내왔었다”고 털어놓고 “(재경부가) 스스로 ‘매’를 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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