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외국기업 부동산 매입 '부쩍'

  • 입력 2000년 11월 28일 18시 48분


외국기업들의 국내 부동산 시장 진출이 활발하다. 전국 대도시 도심 내 대형 빌딩 등 부동산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고 다국적 부동산 관련 회사들이 잇따라 서울에 사무실을 열고 본격적인 영업 활동에 나서고 있는 것.

가장 투자가 활발한 싱가포르투자청(GIC)의 경우 올 6월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서울파이낸스빌딩(4550억원)과 서울 중구 회현동 아시아나빌딩(500억원)을 잇따라 매입했다.

네덜란드계 로담코사는 작년 말 현대중공업이 서울 강남에 사옥용으로 신축한 24층짜리 빌딩(1250억원대)과, 올 1월에는 송파구 잠실동의 한라시그마타워 일부(1∼11층·330억원), 지난달에는 극동건설이 서울 종로구 낙원동에 짓고있는 낙원빌딩(390억원)을 잇따라 사들였다.

지난해 국내에 진출한 모건스탠리 부동산펀드는 8월 종로구 사직동에 있는 하누리빌딩(230억원)을, 지난달에는 골드만삭스 등과 다국적 펀드를 구성해 서울 종로구 연지동의 은석빌딩(715억원)을 각각 매입했다. 모건스탠리는 현재 금호건설의 서울 종로구 신문로 사옥(2000억원대) 매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외국기업의 국내 부동산 매입이 활발해지면서 올 3·4분기(7∼9월)에 외국인이 사들인 부동산만 모두 1조7551억원으로 98년 6월 부동산 시장 개방 후 최대치를 기록할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요즘 들어선 국내 대형 부동산 매매가 활발한 것이 특징”이라며 “이는 그동안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매입이 해외교포 위주로 이뤄진 반면 최근 들어선 외국기업들이 물건 매입에 본격 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한편 외국계 부동산 관련 기업들의 국내 진출도 눈에 띄게 늘어나 부동산 시장 개방 전 불과 3, 4곳에 불과했던 다국적 부동산 기업이 현재는 10여개에 이를 정도다.

지난해 말 국내에 사무실을 연 세계적인 다국적 부동산 금융전문업체인 랜드 리스 안영주 부장은 이와 관련, “국내 기업들이 구조조정 등을 이유로 대형 부동산 매물을 쏟아내면서 가격은 하락한 반면 2002년부터는 한국 부동산 시장이 호전될 것으로 판단한 외국계 기업이 많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며 “내년에는 외국기업의 국내 부동산 매입이 더욱 활기를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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