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근로자주식저축은 주가가 상승세로 진입하는 경우 수신증가 속도가 빨라지는 반면 하락국면에는 정체되는 양상을 보였다. 주식형 간접상품과 크게 다를게 없다.
특히 연말 세금정산을 앞두고 세액공제를 받기 위한 가입이 급증했다. 이 상품이 처음 도입된 지난 92년의 경우 시행초기인 7월과 8월에 각각 1913억원,1001억원이 유입됐으나 그해 11월엔 1327억원,12월엔 무려 2608억원이나 몰렸다.
이 상품이 다음달중 시판되면 최소한 세액공제를 위한 단기적인 ‘자금이동’을 가정해볼 수 있다.
근로자주식저축이 좀더 매력적인 것은 이 상품의 투자수익률이 단연 돋보인다는 것. 근로자주식저축의 세후수익률은 세액공제 5%와 고객예탁금 이용요율 3%(비과세)을 더하면 연 8.0%에 달한다. 수시입출식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의 세후수익률 연 5.43∼5.68%보다 무려 2.5%포인트 가량 높은 셈이다. 인기있는 비과세국공채펀드(연 7.24%)보다도 유리한 조건이다.
근로자주식저축 잔고는 1차시행기인 92년 1조원,2차 시행기인 96년엔 7000억원가량에 그쳤다. 하지만 당시 시중금리가 연 13∼14%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동부증권 김성노연구원은 “현재의 시중금리 수준(연 7%대)을 생각하면,과거의 잣대로 근로자주식저축 유입규모가 1∼2조원에 그칠 것이라는 추론은 잘못된 것”이라며 “증시여건만 개선된다면 이 상품의 시중자금 흡인효과는 대단히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MMF 수신잔고 33조원중 10%만 유입되더라도 최소 3조원 이상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낮은 금리에도 불구 이달들어 17일까지 저축성예금에 7조원가량이 순유입된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제는 근로자주식저축 자금중 실제로 주식을 매수할 돈이 얼마나 될 것이냐는 점. 이 상품의 주식의무 편입비율은 30% 이상으로 정해졌지만 증시가 상승세를 탈 경우엔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다.
김성노연구원은 “30%만 주식에 투자할 경우 종합주가지수가 400선대로 떨어지는 극단적인 상황만 펼쳐지지 않는다면 원금손실이 날 가능성은 작은 편”이라며 “현재 증시가 과매도국면이고 저평가된 우량주가 많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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