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근로자주식저축 자금유입효과클듯

  • 입력 2000년 11월 23일 18시 23분


다음달 도입이 확정된 근로자주식저축을 만만히 봐서는 안될 것 같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못한 시중 부동자금이 100조원을 웃돌고 있고,주가의 하락폭이 지나칠 정도로 컸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면 근로자주식저축의 시중자금 유입효과는 기대이상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물론 근로자주식저축은 주가가 상승세로 진입하는 경우 수신증가 속도가 빨라지는 반면 하락국면에는 정체되는 양상을 보였다. 주식형 간접상품과 크게 다를게 없다.

특히 연말 세금정산을 앞두고 세액공제를 받기 위한 가입이 급증했다. 이 상품이 처음 도입된 지난 92년의 경우 시행초기인 7월과 8월에 각각 1913억원,1001억원이 유입됐으나 그해 11월엔 1327억원,12월엔 무려 2608억원이나 몰렸다.

이 상품이 다음달중 시판되면 최소한 세액공제를 위한 단기적인 ‘자금이동’을 가정해볼 수 있다.

근로자주식저축이 좀더 매력적인 것은 이 상품의 투자수익률이 단연 돋보인다는 것. 근로자주식저축의 세후수익률은 세액공제 5%와 고객예탁금 이용요율 3%(비과세)을 더하면 연 8.0%에 달한다. 수시입출식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의 세후수익률 연 5.43∼5.68%보다 무려 2.5%포인트 가량 높은 셈이다. 인기있는 비과세국공채펀드(연 7.24%)보다도 유리한 조건이다.

근로자주식저축 잔고는 1차시행기인 92년 1조원,2차 시행기인 96년엔 7000억원가량에 그쳤다. 하지만 당시 시중금리가 연 13∼14%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동부증권 김성노연구원은 “현재의 시중금리 수준(연 7%대)을 생각하면,과거의 잣대로 근로자주식저축 유입규모가 1∼2조원에 그칠 것이라는 추론은 잘못된 것”이라며 “증시여건만 개선된다면 이 상품의 시중자금 흡인효과는 대단히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MMF 수신잔고 33조원중 10%만 유입되더라도 최소 3조원 이상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낮은 금리에도 불구 이달들어 17일까지 저축성예금에 7조원가량이 순유입된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제는 근로자주식저축 자금중 실제로 주식을 매수할 돈이 얼마나 될 것이냐는 점. 이 상품의 주식의무 편입비율은 30% 이상으로 정해졌지만 증시가 상승세를 탈 경우엔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다.

김성노연구원은 “30%만 주식에 투자할 경우 종합주가지수가 400선대로 떨어지는 극단적인 상황만 펼쳐지지 않는다면 원금손실이 날 가능성은 작은 편”이라며 “현재 증시가 과매도국면이고 저평가된 우량주가 많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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