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그게 이렇군요]얼굴붉힌 연세대 정외과 동문

  • 입력 2000년 11월 22일 19시 00분


검찰수뇌부 탄핵안 처리 무산으로 인해 한나라당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이만섭(李萬燮)국회의장과 공격의 선봉에 선 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총무,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이 모두 연세대 정외과 출신이어서 화제다.

여야관계를 떠나 평소 사석에서는 서로 아껴주고 위해주는 이들이 요즘에는 얼굴을 붉힌 채 비난하기에 바쁘다.

정총무와 권대변인은 연일 성명 등을 통해 “민주당과 이의장의 공모에 속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이의장은 “사랑하는 후배들이 이럴 수 있느냐”며 섭섭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의장은 21일 연세대 정외과 동문인 최문휴(崔文休)국회도서관장을 권대변인에게 보내 당시 정황을 설명하고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권대변인은 “못 믿겠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이의장에 대한 배신감의 강도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물론 정총무와 권대변인으로선 인간적인 고뇌가 없는 것도 아닌 듯하다. 두 사람은 최근 사석에서 “당내 역할이 있으니 어떻게 하겠느냐”고 푸념했다는 전언이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최근 총재단회의에서 이들 두 사람을 향해 “이의장의 출신 학교가 문제인 것 같아”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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