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이장수감독 “공격축구가 중국인 사로잡은듯”

  • 입력 2000년 11월 21일 18시 47분


“한국축구의 진면목을 중국 땅에 심는다.”

올 시즌 중국 프로축구 FA컵대회 우승은 물론 프로 1부인 갑A리그 최우수감독으로 선정된 이장수 충칭 리판 감독(44·사진)이 최근 일시 귀국했다.

98년 중국으로 건너가 만 3년 만에 중국 최고의 스타 감독으로 자리를 잡은 그를 만났다.

―중국에서 우수한 성적을 낸 비결이라면….

“충칭 감독으로 처음 부임했을 때 팀은 2부리그 추락 위기에 있었다. 이 경우 대개 수비 위주의 플레이로 위축되기 십상이지만 오히려 적극적인 공격축구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팀은 7위로 1부리그에 잔류했고 관중은 시원한 플레이에 즐거워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 축구스타일과 현재의 중국축구가 궁합이 맞아떨어졌던 것 같다.”

―선수와의 갈등, 홈텃세 등으로 고생을 많이 한 것으로 아는데….

“중국 프로축구는 94년에야 뒤늦게 출범한 만큼 선수들의 프로 의식이 아무래도 떨어진다. 은퇴 후를 대비해 인간관계에 치중하는 중국인 특유의 문화도 선수들의 생활을 나태하게 만들었다. 홈텃세는 주로 심판 판정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는데 올 여름 한때 그만두려 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모두 팬 성원에 힘입어 극복하고 있다.”

―중국축구의 잠재력을 평가한다면….

“상하이의 한 클럽팀은 17∼19세 선수 30명을 뽑아 매년 브라질에 유학을 보내고 있다. 이외에도 각 프로클럽은 연령별 선수단을 보유하고 이들을 키워나가고 있다. 지금은 중국축구의 과도기다. 3, 4년 후에는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대다.”

―언제까지 중국에서 계속 활동할 것인지.

“중국에서도 감독의 수명은 파리목숨이다. 3경기에만 연속 져도 당장 감독 교체설이 터져 나온다.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돼 있다. 귀국 전 구단과 1년 재계약을 했다. 기회가 되면 언젠가는 국내 무대로 복귀해야 하지 않겠나.”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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