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떡잎들 잘 뛰고 있나

  • 입력 2000년 11월 6일 17시 30분


이규섭(오른쪽)
이규섭(오른쪽)
팀당 두 경기씩을 치른 2000~2001시즌 프로농구무대에 루키들이 첫 선을 보였다. 까마득한 장기레이스의 시작에 불과하지만 '될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옛말처럼 몇몇선수는 이미 스타탄생을 예고하는 뛰어난 기량으로 농구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가장 먼저 눈에 뛰는 선수는 강력한 신인왕 후보이규섭(23·198㎝).

이규섭은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농구명가' 수원삼성의 주전 자리를 꿰찼다.스타팅 멤버로 첫 출전한 대구 동양과의 개막전에서 7득점 1리바운드에 그쳤지만 보이지 않는 수비공헌과 안정된 플레이로 합격점을 받았다.

2번째 출전한 부산 기아전에선 17점 5리바운드로 더욱 기운을 냈다.문경은과 맥클래리라는 확실한 득점루트를 보유한 삼성에서 그의 비중이 결코 녹녹치 않음을 보여주는 수치.프로무대에 완전히 적응을 끝마치고 나면 시범경기때 처럼 평균득점 20점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규섭과 함께 신인왕을 다툴 것으로 보이는 청주 SK의 임재현(23·183㎝)은 아직 초보티를 버리지 못했다.임재현 스스로도 아직 프로무대에 적응하지 못했음을 스스로 시인했다.

쟁쟁한 선배들은 물론 용병들 틈에서 대학 시절의 기량을 보여주기는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2경기에서 평균 7점 5.5어시스트.특히 포인트가드의 능력을 평가하는 ATR수치(어시스트/턴오버:값이 클수록 더 좋은 성적을 의미)가 너무 낮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임재현은 2경기에서 평균 3.5개의 턴오버를 저질러 ATR이 1.57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최고의 포인트가드인 강동희와 이상민은 지난 시즌 평균 2.75와 2.69의 ATR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2연패를 노리는 막강 SK 나이츠의 주전 포인트가드를 확보한 것만 봐도 그의 가능성 만큼은 이미 검증받은 상태.

SBS 은희석(23·189㎝), LG 이정래(23·185㎝)도 아직 기대만큼 활약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2게임에서 6점밖에 올리지 못한 이정래는 포지션이 겹치는 조우현의 가세로 입지가 더욱 줄어들었다. SBS의 포인트가드 부재를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은희석도 2게임에서 1점 5어시스트 4턴오버로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반면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삼보 박종덕(24·196㎝)은 5일 대구 동양전에서 전희철을 전담마크하며 7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 가능성을 보여줬다.

정경호와 함께 삼보의 백업센터로 팀에 기여 할 수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시즌 프로무대를 밟은 신인은 모두 22명. 45경기를 치러야 하는 프로농구 정규레이스는 이제 겨우 2경기를 치렀다.벌써부터 신인왕 운운하는 것이 무의미 할 수도 있다.자신의 기량을 맘껏 뽐낼 기회는 얼마든지 남아있고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하지만 성급한 농구팬들은 벌써부터 평생 한번 뿐인 신인왕의 영광을 차지 할 주인공이 누가 될지 자신만의 잣대로 평가를 시작했다.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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